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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에게 헬멧은 개성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아이템이자 동시에 심각한 결정장애를 유발하는 악의 근원(?)이다. 안전을 위해 풀페이스 헬멧을 쓰자니 답답하고, 편하고 시원한 오픈페이스나 하프페이스 헬멧을 쓰자니 안전이 걱정되고. 이걸 모두 충족하기 위해 시스템 헬멧이 나왔지만 무거운 중량에 높은 가격,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성향으로 라이더들에게 격한 환영을 받는 아이템은 아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는 라이더들의 딜레마를 끊어내기 위해 프랑스의 헬멧 제조사 Qwart가 나섰다. 피닉스(Phoenix)라는 다소 촌스러운 모델명을 가진 이 제품은 자유자재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모터사이클 헬멧이다.
메커니즘은 간단하다. 기본형은 실드가 있는 ‘스탠다드’와, 실드 없이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쓰는 ‘슬릭’의 두 가지 모델. 여기에 필요에 따라 안면 보호 파츠들을 자유롭게 탈착하는 구조다. 오픈페이스 헬멧을 쓰고 싶으면 스탠다드를, 하프페이스를 쓰고 싶으면 슬릭을 선택하면 되고 여기에 친 가드를 붙이면 풀페이스 헬멧이 된다. 모든 조립과 탈착은 육각 렌치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이쯤 되면 ‘시스템 헬멧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시스템 헬멧을 쓰는 라이더들도 한 번의 라이딩에서 오픈/풀 페이스 모드를 수시로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차피 무더운 여름 시즌은 내내 오픈페이스 모드를 쓸 텐데, 굳이 무거운 시스템 헬멧 쓰지 말고 적당히 탈착 가능한 이 녀석을 써도 된다는 거다.
게다가 취향에 맞게 다른 컬러의 파츠로 바꿔가며 디자인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친 가드 외에도 헬멧 테두리의 라이너까지 전부 교체가 가능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디자인 변화를 줄 수 있다. 각자 모터사이클 장르에 맞게 스타일을 바꿀 수 있어 라이더라면 혹할만하다.
다만 Qwart가 표기한 그레이드 8의 카본 파이버 소재 외피와 EPS 충격 흡수 라이너를 과신하진 말자. 늘 그래왔듯 탈착식 제품은 풀페이스 헬멧 수준의 완벽한 방호력을 보장하진 않는다. 제조사 발표는 어디까지나 제조사 발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