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가 예술가라면 건축사 입장에선 여간 부담이 되는 작업이 아닐 것이다. 까다로운 심미안을 충족시켜야 하고 사생활은 철저히 보호되어야 하며 예민함을 내려놓고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서적 안정까지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할 테니까. 유명 작곡가를 위해 만들어진 웨스트 할리우드에 위치한 ‘Orlando’가 바로 그 명확한 예다.
건축사무소 ‘JSA(June Street Architecture)’는 고객의 취향과 성향을 간파해 C자 형태의 구조로 폐쇄성과 순환성을 만족시키는 안식처를 그려냈다. 구조적으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아키텍처 볼륨을 확장할 수 있도록 그리드를 만들었으며, 작업에 영감을 불어 넣어 줄 충분한 일조량, 통풍성을 섬세하게 살폈다.
아울러 1960년대 TV 시리즈 스타트렉 우주선을 떠올리게 하는 다층적인 구조가 넓은 시야를, 현대적인 외관과 대비되는 잉어 연못은 전통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최고급 자재를 사용해 그 품격을 더욱 높인 Orlando을 보니 음표로 말하는 클라이언트의 작업물이 괜히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