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한 도시의 삶에서 유일한 안식처가 되는 곳은 바로 집이다. 우리는 집에서 몸과 마음을 모두 내려놓고 심신의 안정과 치유의 과정을 겪는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현관문을 열면 그래도 내 집이 제일 좋다는 말이 제일 먼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온전히 은밀하게 나를 숨길 수 있는 곳이니까. 여기 비밀의 정원에 숨겨진 집이 있다. 참나무, 카펫, 벽돌과 같은 재료가 어우러져 따뜻한 느낌을 주는, 당신만이 닿을 수 있는 집. 앙리 반 데 벨데(Henry Vandevelde)가 설계한 도서관 부크토른(Boekentoren), 대학교, 오래된 타워, 대성당이 아늑하게 에워싸고 있는 Pied a terre다.
벨기에 서북부 Scheldt강과 Lys강의 합류점에 있는 항구 도시인 겐트에 위치한 이 집은 집주인의 취향을 충실히 반영한 집이다. 클라이언트는 탁 트인 경치를 볼 수 있는 유리창이 많은 집을 짓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아늑한 느낌의 가족 주택이라는 느낌도 넣고 싶었다. Steven Vandenborre Architecten는 이 두 가지 분위기를 양립시키고자 ‘아늑한 유리 집’이라는 콘셉트의 집을 지어냈다. 기본 구조, 창문, 가구, 손잡이, 소파 등 구석구석 디테일하게 건축가의 손길이 닿아있어 섬세함이 느껴진다. 테라스 구조는 건물과 외부 환경을 소통하게 해 자유로운 환경을 연출하며 캄캄한 밤, 집 안의 모든 조명이 켜지면 이곳이 캘리포니아 촬영 세트장인지 집인지 헷갈릴 정도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침실과 욕실은 2층에 위치해 사생활을 보호해 주며 부엌은 꼭 식사하는 곳이 아닌 다기능 공간의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일전에 소개된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Poolhouse O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Pied a terr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