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를 끝으로 사라진 추억의 브랜드 허머(Hummer)가 부활한다. ‘마초의 상징’, ‘남자의 로망’ 같은 수식어가 잘 어울렸던 허머의 부활은 모두 예상했겠지만, 바로 전기차 플랫폼에 새로이 담기게 됐다. GMC 허머 EV라니, 조금 어색한 이름이지만 어쩌겠는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다.
새로운 허머 EV의 얼굴은 크게 어색하지 않다. 물론 전기차라는 플랫폼을 고려해 다분히 현대적인 스타일링으로 꾸며졌지만, 과거 허머가 가진 아이덴티티는 어느정도 남아있다. 헤드램프와 그릴이 통합된 전면 램프 위로는 HUMMER 레터링이 새겨져 있으며, 후면 디자인 또한 수직으로 솟은 리어램프를 비롯해 여전히 남성미 넘치는 디자인 언어로 완성했다.
‘기름을 바닥에 뿌리고 다닌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렸던 허머가 전기차로 변모한 만큼 역시 주행거리의 효율성은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일단 GMC 측에 따르면 800V 배터리 1회 충전으로 최대 56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스펙상으로는 훌륭하지만, 실제 차량의 무게와 주행 스타일을 고려한다면 아무래도 조금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
파워트레인은 총 3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돼 무려 1천 마력의 힘을 낸다. 최대토크도 15,592Nm에 달할 정도로 강력하다. 물론 4륜 구동 시스템도 지원하며, 이를 위해 타이어 또한 굿이어 랭글러 MT 타이어를 적용했다. 실내는 허머 고유의 투박한 디자인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꾸몄으나, 너무 촌스럽지 않도록 스무스하게 다듬었다. 79,995달러부터 시작하는 기본형 모델은 2024년에 출시되며, 현재 가장 빨리 출시될 예정인 에디션 1 트림의 경우 112,595달러의 시작가가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