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국내에서의 브랜드 밸류는 미약하지만, 피아트(Fiat)의 아이코닉한 발걸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어느덧 해당 모델로 4세대가 된 피아트 500e는 전기차 플랫폼 모델로만 국한해도 벌써 2세대가 됐으니 말이다. 브랜드 과거의 전통과 미래 친환경 기술을 동시에 잘 안고 가는 셈이다.
신형 피아트 500e는 카브리올레 모델인 500C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오픈이 되는 캔버스 톱을 장착하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컨버터블과 달리 DS3 카브리오처럼 필러가 모두 존재하는 상태에서 순수하게 루프만 열리는 형태다. 여기에 3세대 피아트보다 전장과 전폭, 전고가 모두 조금씩 더 커져서 한층 더 대담해진 분위기를 낸다. 다만 원형과 곡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디자인 언어는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순수 전기차 플랫폼으로서 평범한 수준을 갖는다. 87kW 출력의 전기 모터가 내는 힘은 그리 크지 않아서, 정지가속은 9초가 넘고 최고속도도 150km/h로 제한된다. 대신 주행 거리는 평범한 듯하지만, 그래도 결코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용량은 42kWh이며, 완충 시 최대 32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실내는 살짝 심심하지만, 기존의 디자인에서 개선된 부분도 돋보인다. 특히 최근 3스포크에서 2스포크 스티어링 휠로 회귀하는 차량들이 늘어났는데, 피아트 500e 역시 2스포크 스티어링 휠로 디자인을 변경했다. 센터패시아에는 10.3인치 가로형 대형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또한 대시보드나 계기판 레이아웃은 외장 디자인 그대로 곡선과 원형을 활용해 귀여운 감각을 연출한다.
어쨌든 오픈 가능한 캔버스 톱에 평타 이상 되는 주행 거리는 ‘효율적인 패션카’ 측면에서 볼 때 매력적이다. 다만 한화로 여전히 5천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 기조도 여전하다. 물론 이전 세대 모델들이 유럽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렸기에 가능한 정책이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