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카이엔이 그랬던 것처럼, 컬리넌(Cullinan)의 첫 등장도 비슷했다. 롤스로이스(Rolls-Royce)에 SUV라니.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이건 천지가 개벽할 소식이었다. 다만 롤스로이스 측에서는 “SUV 모델은 컬리넌 하나로 끝”이라며 못을 박았고, 그렇게 출시된 컬리넌은 우려와 달리 이제는 ‘돈이 있어도 못 사는’ 차가 됐다. 차량을 주문해도 예약이 1년 치 이상 밀려있으니, 말 다 했다.
이런 와중에 롤스로이스가 이번에는 또 특별한 컬리넌을 한 대 선보였다. 일명 컬리넌 블랙 배지 모델. 이름처럼 컬리넌 블랙 배지는 바디를 휘감은 블랙 컬러의 진중한 디자인을 앞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업데이트가 외관에서 그치지 않았다. 오너드리븐에도 포인트를 맞춘 모델답게, 퍼포먼스 부분까지 대폭 개선한 컬리넌의 진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당당한 프런트 그릴부터 사이드 프레임, 공기 흡입구, 배기 파이프까지 모든 검은색 마감은 수작업으로 완성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여기에 22인치 단조 알로이 휠이 위풍당당한 이미지를 더하고, 휠 안으로 자리한 브레이크 캘리퍼는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줘 온통 검은색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블랙 배지 버전이지만, 주행 성능에 관한 대부분의 사양도 업그레이드됐다. 6.75리터 V12 트윈 터보 차저는 592마력의 출력으로, 기존 컬리넌 대비 30마력 가까이 증가했다. 8단 자동 변속기는 인튜이티브 스로틀 기술을 적용해 더욱 공격적인 기어 시프팅이 가능하도록 세팅했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사양도 모두 업그레이드됐으며, 0-100km/h의 가속 성능 또한 5.0초로 더욱더 빨라졌다. 가격은 382,000달러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