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시리즈를 대표하는 차는 뭐니 뭐니 해도 애스턴 마틴(Aston Martin)이다. 하지만 매 시리즈마다 이 본드카를 잡기 위해 악당들 역시 많은 차량을 투입하곤 했다. 지난 2015년 작인 007 스펙터에서는 랜드로버(Land Rover) 디펜더가 그 일을 도맡아 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승자는 본드로 남았지만 말이다.
당시 이 작품에 등장한 랜드로버 디펜더 110 SVX ‘스펙터’ JB24는 총 10대가 제작됐다. 이 디펜더는 설원 위를 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결국 촬영을 위해 3대는 대파되는 운명을 맞았다. 하지만 나머지 7대는 드라이브 바이 촬영에만 쓰인 덕분에 파괴되지 않고 그대로 살아남았다. 그중 한 대가 최근 실버스톤(Silverstone) 옥션에 매물로 올라왔다.
이 차량을 손본 곳은 볼러 모터스포츠(Bowler Motorsport)라는 커스텀 빌드로, 눈밭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 신을 찍기 위한 특별한 작업이 이뤄졌다. 가장 먼저 37인치의 대형 타이어가 올라갔으며, 빌스타인 랠리 댐퍼를 적용해 한층 강력하게 다듬은 서스펜션이 올라갔다. 내부에는 견고한 롤케이지도 장착됐다.
영화 내에서 보여준 묵직하면서도 터프한 인상의 외관 또한 그대로다. 실내에는 특별히 제작된 레카로 시트가 장착어 있으며, 엔진 출력은 180마력 수준으로 조정됐다. 유압식 핸드브레이크도 적용되었는데, 다만 정상적으로 차량을 등록하고 운행하려면 이걸 다시 내리고 순정 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낙찰가 예상 구간은 20~24만 파운드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