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을 끝으로 포르쉐(Porsche) 911은 공랭 엔진의 시대를 마감한다. 그리고 996으로 명명된 5세대 모델부터 911은 수랭식 엔진을 탑재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이때문에 4세대 993 모델들은 자연히 마지막 공랭식 엔진의 911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그 몸값을 천정부지로 올려갔다.
이렇게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라는 타이틀이 붙은 993은 역사적인 모델도 있었다. 원래 911에서 가장 높은 포지션을 차지했던 모델은 터보였으나, 이 993때부터는 911 GT2가 나오면서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993 GT2는 993 터보를 기반으로 하지만, 많은 것이 또 다른 차량이다. 일단 구동방식부터 사륜에서 전륜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알루미늄 도어와 전면 트렁크 리드, 공격적인 에어로 패키지 등 많은 사양이 추가됐다. 이는 993 GT2의 혁신적인 경량화로 이어졌는데, 무려 터보보다 226kg이나 가벼운 차체중량으로 훨씬 빠르고 경쾌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됐다.
최근 RM소더비에는 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 911 중에서도 가장 희소성 높은 1996년식 911 GT2가 매물로 등장했다. 물론 M64/60R 엔진에 트윈 인터쿨러의 KKK 터보 차저를 단 480마력 짜리 레이스용 차량은 아니고, 약간의 디튠을 거친 공도용 버전이라고. 하지만 이 993 GT2 역시 희소성이 대단히 높은데, 출시 당시 단 194대만이 생산된 모델이다. 총 주행거리 또한 30,113km로 매우 훌륭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