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것처럼 오늘날 슈퍼카로서의 부가티의 명성은 로마노 아르티올리(Romano Artioli)로부터 시작됐다. 1987년 부가티 가문으로부터 상표권을 산 뒤 부가티 아우토모빌리 SpA(Bugatti Automobili SpA)를 설립하여 전설의 포문을 열었다. 첫 작품으로 출시된 EB 110은 에토레 부가티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차로서, 유명한 베이론과 시론의 모태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 EB110을 다시 만나볼 기회가 생겼다. 2000년도에 1994년식 부가티 EB 110 GT 프로토타입을 인수한 한 스위스 오너가 이 모델을 매물로 내놓으며 컬렉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994년 공장 프로토타입으로 생산된 이 모델은 주행거리가 고작 1,095km일 뿐만 아니라, 내·외관 모두 새 제품에 가까운 상태이다.
파란색 외관에 그레이 컬러 가죽 인테리어로 유명한 이 모델은 553마력의 3.5리터 쿼드터보 V12 엔진을 장착하여 제로백 3.5초, 최고속력 약 340km/h에 달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6단 수동 기어박스, 보디와 프레임을 하나로 합친 탄소섬유 모노코크, 탄소섬유와 알루미늄 소재의 바디 패널, 항시사륜 올 휠 드라이브, 마그네슘 알로이 휠, 조절식 리어윙, 전설적 디자이너 마르셀로 간디니(Marcello Ghandini)의 시그니처 시저 도어 등 클래식한 스포츠카의 특징들을 잔뜩 머금고 있다.
가격도 구매 경쟁도 만만치 않겠지만,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Copley Motor Cars에 문의해 볼 것. 지금은 꿈꾸는 것조차 사치일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진 부가티, 그 태초의 모델들을 알아보고 싶다면 타입 57SC 아탈란테, 1937년식 부가티 타입 57S 등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