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굉장히 독특한 차량이 데뷔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진두지휘 하에 극소량의 차량만을 생산하는 브랜드 이탈디자인(Italdesign)이 프로토타입으로 선보인 아즈텍(Aztec)이라는 모델이었다. 이탈디자인 아즈텍은 기본적으로는 2인승 쿠페 스포츠카의 형상을 띄고 있다. 그런데 캐빈룸이 기존 2인승 차량의 개념과는 그 궤를 전혀 달리 했다.
아즈텍의 캐빈룸은 2인승이지만, 모두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개별 좌석의 형태를 띄고 있다. 실내 공간을 분리하는 역할은 바로 걸윙도어. 양쪽으로 열리는 도어는 좌우 모두 개별 캐노피 타입으로 되어있고, 가운데 위치한 힌지와 프레임은 실제 좌석의 중앙까지 깊숙하게 내려와있다.
게다가 각 좌석을 덮는 도어 루프는 탈착 가능한 버블 타입 글래스를 적용했다. 덕분에 아즈텍은 그 어떠한 차량보다도 완벽한 전투기 조종석의 콕핏 디자인을 갖게 됐다. 물론 이러한 구조적 특징 때문에 차체 강성 보완을 위한 작업도 많이 이뤄졌다. 강철 섀시 위를 덮은 차체 패널은 알루미늄, 카본 파이버, 케블라 소재 등이 복합적으로 쓰였다.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원래 일본 콤팩트사와 계약을 맺고 총 50대의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국 실제로 생산된 숫자는 25대 뿐이었다. 그중 한대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 상하이 자동차 박물관에 있었는데, 이후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최근 브링 어 트레일러 경매에 올라온 상태다. 입찰가는 75,000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