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Ford)는 모터 스포츠 경기에서 유럽의 콧대를 누르며 유일하게 미국에 자긍심을 안겨줬던 순간을 아직 기억한다. 그만큼 모터 스포츠에서 유럽, 특히 페라리와 포르쉐는 절대 강자였다.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포드는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승승장구하던 유럽 카 메이커들에게 각종 대회에서 선두자리를 내어주며 전의를 상실해 가고 있었다. 1960년대에 이르러 포드는 페라리와 손을 잡고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던 르망24시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고자 했다. 그렇지만 페라리는 자금 압박에도 경주차에 대한 자존심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세기의 프로젝트는 결렬된다. 그러나 포드는 포기하지 않고 포드 어드밴스드 비히클(FAV)을 설립, 곧 역사적인 GT40를 탄생시켰다.
한 번에 두각을 나타낼 수는 없었지만 도전 2년 만에 포드는 24시간의 고된 레이스에서 GT40 모델로 1, 2, 3위를 차지하며 결승선에 자랑스럽게 자리하게 된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그 순간은 포드의 열정이자 자랑이다. 그 영광의 순간을 이끈 GT40 모델의 시제품 중 유일하게 현재까지도 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1965 포드 GT40 로드스터 프로토타입(Ford GT40 Roadster Prototype)이 무려 80억에 가까운 가격과 함께 경매에 낙찰된 후 3년만에 다시 시장에 나왔다. 전시용이 아닌 아직도 뛰어난 성능을 유지하고 있는, 그래서 더욱 달리고 싶어하는 모델이다. 가끔 희귀한 모델이 판매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이 모델은 그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모델이라 할 수 있기에 판매는 시간문제 일 것이다. 로드스터 차체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GT108를 품고 있는 이 시제품 모델은 GT40 모델 중 유일하게 F1우승자였던 짐 클락(Jim Clark)이 몰았던 모델이기도 하니 그 역사적 가치는 단순히 돈으로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대중화를 이끈 포드를 좋아하는, 아니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이 모델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