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데뷔한 1세대 줄리에타의 성공은 알파로메오(Alfa Romeo)라는 브랜드 파워에 힘을 실어주었다. 여기에 탄력을 받은 제조사는 1962년, 줄리에타의 직계 후속작으로 줄리아(Giulia)를 선보였다. 카로체리아 베르토네의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완성된 이 쿠페는 이후 엄청난 상징성과 함께 지금까지 알파로메오를 상징하는 차량으로 남아있다.
줄리아가 한창 도로를 누비던 그 시절, 알파로메오는 모터스포츠 영역에도 적극적인 브랜드였다. 따로 레이싱 분야를 담당하는 아우토델타(Autodelta) 부서도 있었으니 말이다. 1965년에 탄생한 알파로메오 1600 GTA 아우토델타는 바로 해당 부서의 주도하에 줄리아 스프린트 GT를 기반으로 제작된 경량 쿠페다.
흥미롭게도 이 차량은 소수의 우핸들 버전도 존재한다. 최근 Duncan Hamilton ROFGO에 올라온 1965년식 알파로메오 1600 GTA 아우토델타가 바로 보기 드문 우핸들 차량으로 등록됐다. 섀시넘버 752661의 이 차량은 중간에 스테이지 2 튜닝을 하기도 했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물 건너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순정 사양으로 다시 완벽하게 복원작업을 거쳤고, 이후 2003년에 순정 1600 GTA 인증 기준을 모두 충족시켰다.
사실 알파로메오 1600 GTA에서 뒤의 A는 이탈리아어로 경량을 의미하는 ‘Alleggerita’의 약어를 붙인 것이다. 순정 차체는 강철이 아닌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휠은 마그네슘 합금 소재가, 창문도 유리가 아닌 투명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덕분에 모델명 그대로 740kg의 깃털 같은 건조중량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원본 수준으로 복원한 이 차의 파츠 역시 대부분 순정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가격은 295,995파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