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에 데뷔한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의 300SL 로드스터는 가히 최초의 슈퍼카로 기록될만한 기념비적인 모델이었다. 레이스 머신을 기반으로 제작된 300SL 로드스터는 원본 차량의 성능을 그대로 뽑아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단 300SLR의 프레임 섀시를 그대로 유지한 점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였다.
이 섀시만큼이나 유명한 요소로 엔진이 있다. 오버헤드 캠 샤프트의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은 45도로 각도를 더 낮춘 구조를 갖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300SL 로드스터의 후드는 훨씬 더 낮은 형상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디자인은 공기역학 측면에서도 이점으로 작용해 차량의 퍼포먼스를 더욱 끌어올리는 요소가 됐다.
메르세데스가 내놓은 이 최초의 슈퍼카를 가지고 이듬해 테스트가 진행됐다. 미국의 유명한 자동차 매거진인 로드 앤 트랙에서 이를 맡았는데, 첫해의 테스트에서 300SL 로드스터는 7.4초의 0-60mph의 가속 성능을 기록했다. 이후 1958년 테스트에서는 0.4초가 더 빨라진 7.0초로 기록을 갱신하며 당대 ‘가장 빠른 컨버터블’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
최근 프랑스의 Auxietre & Schmidt를 통해 1962년식 메르세데스-벤츠 300SL 로드스터 차량이 한 대 올라왔다. 섀시넘버 198.042.10002986의 이 차량은 팬 암의 파일럿이 최초 구입하고, 이후 두 번째 소유주를 거쳐 세 번째 차주가 30년 동안 잘 관리해왔다고 한다. 검은색 외장 컬러에 순정 인테리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오픈톱 로드스터였던 이 차량에 하드톱을 씌우고 디스크브레이크도 적용해 편의성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이다. 총 주행거리는 10만4천k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