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고성능을 위해 무지막지한 배기량의 엔진과 각종 장치를 올려가며 경쟁을 벌이던 시절, 로터스(Lotus)는 기존의 사고를 180도 뒤흔드는 발상으로 업계에 임했다. 이들은 고성능의 동력을 파워트레인이 아닌 경량화에서 찾았고, 최대한 가벼우면서도 공기역학을 고려한 차체 설계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로터스 엘리트(Elite)가 있었다.
로터스 엘리트 1세대 모델은 지난 1958년 데뷔했다. 콤팩트한 사이즈의 이 2인승 경량 스포츠카는 채 600kg이 되지 않는 깃털 같은 공차 중량을 자랑했으며, 지금 봐도 입이 벌어질 정도의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갖췄다. 1970년대에는 2세대도 나왔는데, 이 둘의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클래식하지만, 시대상을 반영하듯 매우 다르다. 그래서 동글동글한 외모를 더 선호하는 이들은 1세대 엘리트에 더욱 각별한 애정을 갖는 편이다.
최근 실버스톤 옥션에는 이 1세대, 그것도 극초기형인 1958년식 엘리트가 매물로 올라왔다. 설명에 따르면 8개의 프로토타입 제작 후, 1009P의 섀시넘버를 달고 생산된 제1호 판매 차량이라고 한다. 해당 매물은 1960년대까지 레이스용 차량으로 활약을 거두다가, 이후에는 오랜 시간 도로주행과 담쌓은 상태였다고. 그러던 차량은 지난 2016년부터 복원작업을 시작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
복원작업은 완벽하게 보존된 유리섬유의 모노코크 차체 위에 민트 컬러 외장을 새롭게 입혔다. 엔진은 기존의 1.2리터 직렬 4기통 사양을 그대로 가져가지만, 피스톤부터 크랭크, 밸브 등 대부분의 부품이 스틸 소재로 재구성돼 완벽한 컨디션을 자랑한다. 리빌드 결과 최고출력은 7,300rpm에서 120마력을 마크한다. 예상 낙찰가 구간은 100~120만 파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