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파리 오토쇼를 통해 처음 소개된 포르쉐(Porsche)의 550 스파이더는 트랙 위의 작은 거인이었다. 굉장히 콤팩트한 사이즈의 소형 미드십 엔진 로드스터였지만, 몸집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작은 차체의 이 550 스파이더는 그보다 훨씬 크고 배기량도 높은 차량을 압도할 정도의 뛰어난 운동성능을 가졌고, 덕분에 ‘자이어트 킬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550 스파이더는 전 세계적으로 단 97대 만이 생산됐다. 당연히 현재까지 남아있는 차량은 더욱 극소수인데, 몇 대 남지 않은 이 550 스파이더 로드스터가 최근 Auxietre & Schmidt에 올라왔다. 많은 소유주를 거친 이 차량은 1980년대 일본 소유주를 통해 중간에 대대적인 복원작업이 이뤄졌다. 덕분에 마치 공장 출고 상태처럼 매끄러운 실버 컬러의 바디를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차량은 고전적인 로드스터답게 별도의 탑이 없다. 거의 스티어링 휠만 살짝 덮는 수준의 아주 작은 윈드 스크린만 설치되어 있다. 내부의 검은색 가죽 시트 역시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하지만, 원형 상태를 그런대로 잘 보존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제임스 딘의 비극적인 교통사고 당시 그가 타던 차량도 바로 이 550 스파이더였다. 그 때문에 오늘날까지 550 스파이더는 ‘저주받은 차’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량을 호시탐탐 노리는 마니아들이 줄을 선 상태라고. 섀시넘버는 550-005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