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의 르망24시 레이스는 명실상부한 재규어(Jaguar) 천하였다. 1951년을 시작으로 1953년에 C-타입이 또 한 번 우승을 거머쥐었고, 이어지는 1955년부터 1957년까지 3년 연속을 다시 재규어가 제패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재규어는 무려 5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는데, 그중에서도 세 번의 우승은 모두 당대의 전설적인 모델 D-타입이었다.
1955년 첫선을 보인 재규어 D-타입은 거대한 3.8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이 올라간 모델이었다. 그중 7번째 출고 차량은 드라이버 빕 스틸웰에게 인도되어 호주로 넘어갔다. 그렇게 이 D-타입은 호주에서 스틸웰과 함께 2년간 다양한 레이스를 질주하며 각종 기록을 세우고 승승장구했다. 또한 1970년 르망24시의 우승자였던 리처드 앳우드가 스티어링을 잡기도 했었다.
한편 1977년에는 크리스 키스 루카스가 인수한 뒤 수십 년간 철저한 관리를 거쳤다. 2004년에는 Clive Jarman으로 다시 소유권이 넘어갔고, 이후 복원작업을 거쳐 오리지널 디자인을 다시 회복하게 됐다. 긴 후드 비율과 풍성한 볼륨의 펜더, 짤막한 윈드 스크린은 시대의 흐름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완벽한 광택을 자랑한다. 동시에 고전적인 아름다움 또한 잘 간직하고 있다.
한편 이 차량은 최근 RM소더비에도 매물로 등록되어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소유주들의 이력 덕분에 역사적인 의미로도 충분한 모델이다. 물론 최근까지 차량의 관리 이력이 기록된 모든 서류도 포함하고 있다. 섀시 넘버는 XKD52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