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초반, 북미 지역에서 소위 ‘빅 3’로 불리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엄청난 경쟁에 돌입했다. 각각 포드(Ford), GM, 그리고 크라이슬러(Chrysler)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크라이슬러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전략을 들고나왔다. 바로 이탈리아 토니로의 카로체리아 기아(Ghia)를 통해 기존과 전혀 다른 스타일로 완성된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이때 만들어진 크라이슬러 기아 스페셜 쿠페는 단 16대가 생산된 특별한 모델이었다. 5.4리터 V8 엔진에 4단 세미 오토 미션의 매칭으로 180마력의 출력을 냈으며, 리어쪽으로 완만하게 넘어가는 루프 라인이 우아한 차량이었다. 장대한 후드와 펜더 라인의 디자인도 아름다웠다. 다만 이 모델의 16대 전량은 북미가 아닌, 크라이슬러의 프랑스 자회사인 프랑스 모터스에서 판매되었다.
16대가 제작된 크라이슬러 기아 스페셜 쿠페는 이제 70년 가까이 지난 현재, 단 8대만이 세상에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순정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기적적으로 순정 사양의 차량이 구딩 앤 컴퍼니(Gooding & Company) 경매에 올라왔다는 소식이다. 현재 순정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차량으로 파악된다고.
당연히 엔진은 원래의 것을 그대로 탑재하고 있으며, 복원이나 리스토어 역시 거치지도 않았다. 도어패널과 가죽 같은 실내의 인테리어들을 보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지만, 순정 사양임을 고려하면 상태는 놀라울 정도. 게다가 67년간 기록한 주행거리도 고작 58,000km에 불과하다. 섀시넘버는 723615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