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에 공개된 재규어(Jaguar) XK120는 자동차 팬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씨를 지폈다. 그도 그럴 것이, 1940년을 끝으로 SS100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재규어 스포츠카의 명맥은 끊긴 상태였다. 하지만 재규어 XK120의 등장으로 단절된 연결 고리가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등장과 함께 당대 양산차 중 가장 빠른 모델로 기록된 XK120은 그렇게 성공적인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최근 RM소더비 경매에는 재규어에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준 이 역사적인 모델, 1950년식 XK120 로드스터가 매물로 올라왔다. 섀시넘버 670499의 차량으로, 심지어 초창기에 소수만 판매됐던 스틸 바디 모델이기도 하다. 몇몇 소유주를 거쳤지만, 사실 이 차량은 수십 년 동안 거의 잠만 자고 있던 수준이었다고. 차량의 복원작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복원 작업은 순정 모델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교과서적인 절차를 밟았다. 오리지널 엔진과 기어 박스는 그 어떠한 변형이나 튜닝을 가하지 않았고, 중후한 블랙 컬러 외장도 완벽하게 살려냈다. 클래식한 브라운 시트는 빨간 파이핑으로 마감처리를 했다. 이 수많은 작업들을 입증하기 위한 복원 문서와 심사 서류, 부품 기록, 매뉴얼 등 대부분의 인증서 또한 보유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70살이 된 이 차량은 이처럼 칼 같은 복원 작업을 거친 덕분에 각종 콩쿠르와 클래식카 쇼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2017년 JCNA 내셔널에서 해당 클래스 2위를 기록했고, 이듬해 열린 AACA 퍼스트 그랜드 내셔널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차량이기도 하다. 낙찰가 예상 구간은 14만에서 18만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