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스(Willys) MB는 소위 ‘지프차’로 불리는 각진 사각 디자인과 4WD 기반 차량의 원조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군 전력의 기계화 과정에서 탄생한 녀석이지만, 뛰어난 작업 수행 능력 때문에 1945년부터 CJ2A라는 이름을 달고 민수용으로도 출시돼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윌리스 CJ2A가 탄생한 지 어느덧 74년이 지났다. 대부분 차량이 모두 퇴역 절차를 거쳤을 것 같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정말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컬렉터들이 존재하는 법. 최근 Hemmings를 통해 완벽한 관리 상태를 자랑하는 1947년식 윌리스 CJ2A가 경매로 올라왔다. 심지어 1947년 이 윌리스를 최초로 산 오너의 집에서 대를 이어가며 지금까지 소유해온 차량으로, 엄청난 작업을 통해 거의 신차 상태로 복원됐다.
물론 수십 년이 지난 차량이 만큼 디자인이나 기계적인 부분에서는 시대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2.2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에 무려 전진 3단, 후진 1단의 T84 수동 변속기를 얹은 바디 온 프레임 차량이니까. 하지만 깔끔하게 관리된 국방색 도장과 옐로 컬러의 휠은 세월의 흐름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범퍼에 묶인 로프는 실용성과 함께 디자인 요소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과거에는 필요에 의해 거치했을 도끼와 비상 연료통의 구성도 이제는 실용성보다 클래식한 드레스업 아이템의 미학적 기능이 더 크다.
‘그냥 관리·복원만 잘한 차량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 녀석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주행거리다. 한 가족에서 계속 관리하고 운영했는데, 72년 동안 달린 거리는 고작 22,000마일(약 3만5천4백 킬로미터). 1년에 딱 491km씩만 주행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