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 칠면조 다리

• 

• 

• 

• 

작년 말 크리스마스부터 외치기 시작했던 “다이어트는 내년부터”라는 문장을 실천해야 할 바로 그 “내년”이 왔다. 엄청난 양의 술과 고기를 섭취해온 지난 몇 주간의 행복했던 추억을 뒤로하고 이제는 푸릇푸릇 한 채소와 퍽퍽한 닭 가슴살을 위주로 한 우울하기 그지없는 식단을, 그것도 쬐끔씩만 먹어가며 눈물겨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어렸을 적, 조기 한 마리를 사다가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 숟갈 먹고 그 조기를 쳐다보았던 조선시대의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남자는 물론 절약을 위해 그렇게 했다지만 칼로리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참으로 마음속 깊이 와 닿는 이야기다. 그 정도로 독한 마음을 먹고 다이어트에 임할 각오가 되어있는 분들을 위해 천장에 매달아놓기 좋은 메뉴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언제 봐도 먹음직스러운 칠면조 다리지만 황동으로 만들어져 절대 먹을 수가 없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이 유일하게 이 고급스러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황동으로 만들어진 것 치고는 너무 리얼하게 제작되어 아무도 없을 때 한번 한입 베어 물어볼 것 같다. 밥상에 다른 건 몰라도 고기는 꼭 있어야 밥이 넘어가는 분들. 접시 위에 이 먹음직스러운 칠면조 다리를 바라보며 올여름을 위한 완벽한 몸만들기에 성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