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인공적인 느낌보다 자연이 주는 거칠고 투박한 분위기를 입히고 싶었던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부응하는 이 건물은 일본 우베 시에 있다. 프렌치 레스토랑과 집, 두 가지 용도로 쓰이는 공간이다.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북쪽에 식당, 남쪽에 거주지로 구획되었다. 반듯한 선을 배제한 투박함이 전통 요리와 더 잘 어울린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
고르지 않은 자연적인 왜곡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건축물이다. 풀이 자라거나, 흙이 무너지거나, 손으로 작업해 예기치 못했던 부분들을 최대한 수용했다. 기존 계획으로는 회색 콘크리트 구조물을 드러내기 위해 흙을 씻어 낼 예정이었으나 그냥 그 상태로 두고, 동굴처럼 보이는 이미지에 맞도록 건물을 변경하기로 했다.
친구를 초대하듯 편안히 손님을 들이고 언제나 거기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늘 거기 있어 줄 것 같은 인상을 선사하길 바랐던 클라이언트의 의도가 고스란히 전해진 이 공간. 레스토랑 마감 후 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분위기를 전환해 홀에 가족이 모여 시간을 보내거나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장소로 사용된다. 자연적인 왜곡과 불확실성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내재화한 이곳에서라면 한 끼 식사 그리고 더할 나위 없는 삶을 즐길 수 있을 듯.
요즘엔 집도 배달되는 시대다. 뒷마당이 있다면 누군가 오다 주웠다며 쿨하게 떨어뜨려 주길 바라는 드웰 하우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