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에 데뷔한 275는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페라리(Ferrari)의 역작이다. 275는 루프가 있는 베를리네타와 오픈 형태의 스파이더가 있는데, 두 모델은 엔진과 섀시를 공유했지만, 그 외에는 차이점이 꽤 있었다. 특히 스파이더는 그루글리아스코 디자이너 공장에서 생산됐는데, 베를리네타와는 비율도 다를뿐더러 헤드램프, 트리플 루버 펜더, 보라니 와이어 휠 등 세부사항 또한 차이가 있었다.
결국 생산 과정에서 훨씬 더 력셔리한 모델로 포지셔닝한 275 스파이더는 이후 GTS라는 이름으로 18개월간 단 200대만이 제작됐다. 너무나도 유명한 3.3리터 Columbo V12 엔진이 탑재된 모델도 바로 이 275 GTS다. 컨버터블 타입의 GT카로 맹위를 떨진 275 GTS는 이후 330 및 365 GTS라는 바리에이션을 탄생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도 수집가들의 위시리스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 피닌파리나의 페라리 275 GTS 모델이 최근 RM소더비 경매에 올라왔다. 해당 차량은 1965년식 모델로, 최초 출고는 모로코의 Abdallah Moulay 왕자에 의해 이뤄졌다. 60년대 후반까지 왕실의 차량으로 남아있던 이 모델은 이후 미국과 서독, 프랑스 등 다양한 지역을 거쳤다.
현재 차량의 외관에서 보이는 짙은 에메랄드그린 컬러는 지난 2001년에 작업을 거친 것으로, 오리지널 컬러 그대로 복원해 새롭게 마감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냉각 및 배기 시스템을 비롯해 파워트레인 계통을 모두 손봤다고 한다. 한편 실내 인테리어는 좌석과 도어패널을 비롯한 상당수의 내장재를 모두 갈아엎었는데, 현재는 영롱한 붉은색 가죽을 입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섀시번호는 8015이며, 현재 주행거리는 약 93,000k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