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Ferrari)가 제대로 칼을 갈았다. 드디어 이탈리아의 수도 지명을 따 로마(Roma)라는 새 모델을 출시했는데, 이름의 상징성치고는 의외의 포지셔닝이다. 2도어 2+2인승 쿠페형 GT카에 포르토피노보다 더 아래에 위치한 엔트리급 페라리라고. 하지만 로마의 디자인 하나만큼은 도저히 엔트리 모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프런트 미드십 엔진을 탑재한 로마는 전형적인 롱노즈 타입의 실루엣을 갖는다. 리어는 루프에서 엉덩이로 완곡하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디자인인데, 어딘지 모르게 애스턴마틴의 분위기도 살짝 풍긴다. GT라는 특성을 살려 실내도 한껏 치장했는데, 센터패시아에는 드디어 인포테인먼트를 담은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또한 계기판은 물론이고, 조수석에도 디스플레이가 마련되어 있어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후드 아래에는 페라리가 자랑하는 V8 엔진이 올라간다. 3.9리터 터보차저로 엔트리급다운 배기량이지만, 변속기와의 조합이 좋다. 무려 SF90 스트라달레에 올라간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채택했기 때문. 차체 중량도 1,472kg으로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 몸놀림이 경쾌하다. 최고출력은 612마력이며, 최고 속도는 320km/h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