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의 천국 미국. 이곳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톱을 달리는 픽업은 단연 포드(Ford)의 F150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전기차 메이커인 테슬라(Tesla)가 이 영역에 뛰어들었다. 바로 지난주 테슬라는 전기 픽업트럭 모델 사이버트럭을 공개하면서 포드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튼튼한 소재와 충격적인 디자인을 보여준 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걸까. 테슬라가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사이버트럭과 F150의 직접 대결을 벌였다. 지난 24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은 충격적이다. 서로 견인 고리에 로프를 걸고 출발을 했는데, F150이 사이버트럭에게 맥없이 끌려가는 모습을 연출한 것.
다만 이 영상을 유심히 보면 공정한 대결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출발 시점부터 다르다. 스타트를 사이버트럭이 더 빨리 끊었는데, 초반에 가속력과 일정한 토크가 발휘되는 전기차의 특성상 먼저 바퀴를 굴리기 시작한 사이버트럭이 당연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두 차량은 체급도 서로 달라서, 사이버트럭이 크기와 중량 측면에서 모두 압도적으로 크다.
결정적으로 구동 방식이 다르다. 테스트에 사용된 사이버트럭은 사륜구동 차량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적어도 듀얼모터, 혹은 트리플 모터가 탑재된 고사양 모델임을 의미한다. 반면 영상 속 F150은 뒷바퀴만 헛도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테스트에 쓰인 F150이 후륜구동 모델임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엔진도 2.7리터 에코부스트로 가장 낮은 출력의 모델로 추측되는 상황.
테슬라의 이런 소소한 꼼수가 드러나자 동등한 조건에서 이뤄진 테스트로 보기 힘들다는 여론이 일었다. 한술 더 떠, 포드 측에서는 “사이버트럭을 한대 보내봐라. 우리가 F150과 제대로 된 테스트를 해보겠다”며 트윗을 날렸다. 이에 일론 머스크는 일단 “덤벼봐”라며 짧게 화답한 상태다. 과연 사이버트럭과 F150의 2차전을 조만간 볼 수 있을 것인가? 일단 적어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팝콘각’인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