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익숙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런 발상, 하이트진로가 했다. 수저로 병따개를 대신했던 지난한 역사 위로 스푼과 오프너를 결합한 ‘스푸너’가 모습을 드러낸 것. 테라를 목으로 넘기기 전, 눈과 손맛으로 먼저 알코올을 즐길 수 있는 요깃거리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그런데, 병따개에 이렇게 진심이라니.
일단 성인남녀의 평균 손 너비가 142mm임을 고려해 이에 걸맞은 길이로 제작됐다. 또한 110dB의 청량한 사운드를 위해 33도라는 최적의 각도로 설계, 우리 귀까지 만족시키려는 섬세한 브랜드의 공작에 휘둘리고 싶게 만든다. 그야말로 ‘인체공학’, ‘인체 고막’적 설계다. 아울러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시원하게 들이키라고 27N 힘이 필요했던 기존 병따개와 달리 고작 8N 힘만으로도 쉽게 딸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 유튜브 광고도 오늘 공개 됐으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물리학 박사 김상욱 교수의 지성미 넘치는 설명으로도 만나보자. 하이트진로는 서울 핵심 상권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점차 전국으로 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상엔 수저 모양 병따개도 있고, 병따개지만 병따개 아닌척 하는 병따개도 있다. 후자가 바로 디자인스튜디오 크레이그힐이 만든 트로피 오프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