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라진 증류소, 카로니의 럼이 출시됐다. 1923년 미국 콜로라도주 트리니다드에 설립된 카로니 증류소는 정부 방침으로 인해 2003년 폐쇄된다. 이로부터 2년 후, La Maison & Velier가 증류소의 남은 주식을 모두 사들이면서, 그대로 매장될 뻔 했던 카로니의 럼은 기사회생하여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카로니 2000 럼은 2000년에 구리 포트 스틸에서 증류 후 오크배럴에서 17년간 숙성을 거쳤다. 특이한 사실은 숙성 기간 동안 아무런 온도 제어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 그 덕에 약 80%가 증발했고, 강렬한 풍미와 감칠맛을 지닌 액기스만 남겨졌다고. 그렇게 건진 7개의 배럴에서 부지런히 끌어모은 수량이 단 2,700병이다. 언뜻 보면 많은 듯하지만, 30만 원 미만의 가격에 희소성을 고려할 때 눈 깜빡할 새에 동나지 않을까.시음 노트는 블랙 페퍼와 타르, 오렌지 껍질과 자두, 대나무를 느낄 수 있다. 피니시는 달콤한 바닐라 크림, 카카오, 밀크 초콜릿으로 마무리된다. ABV 55%. 가격은 215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