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VIP 라운지는 등급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오름차순으로 세이지, 재스민, 재스민블랙(Jasmine Black Lounge)으로, 그 중 재스민블랙은 하이클래스로 분류되는 만큼 묵직한 분위기를 풍긴다.
디자인은 서정적 묘사가 주특기인 라보토리(LABOTORY)가 맡았다. 조선 시대 왕과 세자, 고관대작이 궁중 행사 때 잠시 머물던 휴식과 소통의 장소 ‘어막차’로부터 영감을 얻었고, 그로부터 형태와 기능, 색감을 디자인 언어로써 차용한 것이 특징이다.
균형과 안정감을 위해 기존 두 개의 기둥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둥 두 개를 세워 대칭적인 구조를 만들었고, 천장의 형태를 통해 공간을 분리하여 안온한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깊고 차분하고 조용한 침묵을 의미하는 현색, 흑단나무의 검은색 윤기가 흐르는 고급스러운 이색은 기품 있는 분위기의 연출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볕을 가려주는 차일의 형태를 빌려 천장에 옮겨 놓음으로써 빛과 그림자에 의한 공간감도 극대화되었다. 공간에 방점을 찍은 건 정조대왕의 ‘제문상정사’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윤라희 작가의 오브제였다. 덕분에 VIP 고객만을 위한 라운지로서 특별함과 고유함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며, 진중한 걸음과 묵향이 묻은 시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한편 더현대 서울과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클럽 YP 라운지도 오늘 문을 연다. 우리에게 산업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이 디자인을 맡았다.
이와 같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영감의 원천이 필요하다. 영화감독에서 사진작가로 변신한 박찬욱의 개인전 <너의 표정>을 통해 시대를 가늠하는 새로운 눈을 빌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고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