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의 엔딩곡에 출근길의 풍경이 겹쳐 보이며 이상하게 일요일 밤만 되면 ‘주말을 이렇게 보내버릴 순 없다’는 아쉬움에 잠이 오질 않는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잠이 들어도 눈을 떠보면 벌써 햇살과 더불어 찌뿌둥함과 피로가 아침을 반겨준다. (제시간에 알람을 듣고 일어나 지각을 면할 수 있기나 하다면 다행)
너무나도 짧았던 단잠을 기억하는 듯, 금세 감길 것 같은 눈을 치켜뜨고 시간에 맞춰 발을 옮긴다. 버스 혹은 지하철에서 앉을 자리를 사냥감처럼 노리는 눈치게임에 도착하기도 전에 진이 빠져버린다. 아침부터 주어진 임무는 도저히 손에 잡히질 않고, 항상 되던 일도 안되고, 오늘따라 말썽을 부리며 도저히 켜질 생각을 안 하는 컴퓨터에 ‘너도냐..’ 싶은 동정심을 느낄 때쯤, 띵하고 울려오는 두통. 저주를 받아도 더블샷에 곱빼기로 받은 것 같은 오늘 아침, 대체 왜 그런걸까? 그 답은 모두가 잘 알듯이, ‘월요병’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증상을 월요병이라고 한다. 휴일에는 여행, 음주, 영화감상같이 평소보다 늦게 잠자리에 드는 활동을 하게 되기에 생활리듬이 쉽게 깨지게 된다. 그렇기에 주말을 지나 돌아왔을 때 줄어든 수면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를 느끼게 되고,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생기는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느끼게 된다.
꿀맛 같던 주말을 징글징글한 월요일이라는 괴물에게 뺏긴듯 한 이 분통함을 어디에다가 호소할 수는 없는 걸까?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이러한 월요일에 대한 애증 섞인 분노를 예술의 경지로 풀어낸 작품이 여기 있으니, 바로 “월요일 이 바보멍청아” (Monday You Bastard) 맨투맨이다.
‘월요일 개갞끼(Monday You Bastard)’ 스웨트 셔츠는 당신이 그토록 내고 싶었으나 꺼내지 못한 목소리를 아주 당당하게 대신 외쳐주고 있다. 왼쪽과 오른쪽, 빈(貧)과 부(富), 갈라지는 온 인류를 동지애와 전우애로 다시 뭉치게 할 단 하나의 재앙, 바로 오늘 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