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진 프랑스의 자동차 제조사 들라이예(Delahaye)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차’ 같은 주제에서 항상 단골처럼 이름이 오르내리는 브랜드였다. 오죽하면 ‘알파로메오는 운전하고 싶은, 롤스로이스는 뒤에 태우고 싶은, 그리고 들라이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선물하고 싶은 차’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이는 그만큼 들라이예의 우아한 디자인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표현이었다.
호치키스에 브랜드가 합병된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들라이예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래서일까. 들라이예는 유명인들의 수집 레이더에도 항시 머물러있는 차였다. 그중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엘튼 존이다. 그는 1949년식 들라이예 175 카브리올레를 소유했었는데, 최근 브링 어 트레일러(Bring a Trailer)에 엘튼 존이 소유했었던 이 차량이 등록되어 엄청난 이목을 끌고 있다.
원래 순정 차량은 우핸들 사양의 선루프 쿠페로 제작되었다. 엘튼 존이 소유했던 기간은 1980년부터 1983년까지였으며, 이후 전면 튜닝을 거쳐 카브리올레로 바뀐 뒤 미국으로 들어왔다. 색상도 최초에는 은색이었으나, 카브리올레라는 스타일에 맞게 강렬한 레드 컬러로 외장이 전면 수정되었다. 이후로는 계속 피터슨 오토모티브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기에, 여전히 영국 번호판을 달고 있는 상태다.
풍성한 볼륨감의 펜더 라인, 클래식한 원형 헤드라이트와 높게 솟은 그릴은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번쩍번쩍 빛나는 18인치 크롬 휠의 아름다운 스포크 디자인과 함께 타이어는 미쉐린 컴포트 코드 SS가 장착되어 있다. 파워트레인은 4.45리터 직렬 6기통 엔진에 클러치 페달을 사용하지 않고도 조작이 가능한 일렉트로마그네틱 4단 변속기와 조합을 이룬다. 주행거리는 2,700km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