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 막을 올린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21개 중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이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다룬 앳 이터너티스 게이트(At Eternity’s Gate)다. 그가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영화 ‘러빙 빈센트’에서도 확인했을 테지만, 유화가 아닌 윌렘 대포(Willem Dafoe)의 연기로 그려내는 빈센트의 삶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는 휴스턴 대학과 뉴욕의 휘트니미술관에서 회화를 수학한 줄리안 슈나벨(Julian Schnabel)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출뿐만 아니라 윌렘 대포에게 직접 붓질하는 방법까지 알려주었다고 하니 붓끝으로, 그의 표정과 몸짓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의 궤적에 잠시 마음을 들일 준비를 서두르자. 불안함을 껴안은 듯 반 고흐의 화폭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상미도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