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제품 발표회는 애플이 돈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들이 가진 나름의 철학 내지는 똥꼬집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애플 제품 중에는 판매량이 많진 않은 아이패드 미니를 천덕꾸러기 취급하지 않고 이것저것 얹어, 꾸준히 도는 단종설 엎을만한 스펙을 꾸려 줬으니 말이다. 덜 팔리지만 안고 가겠다는 이 의지, 약간 멋있어 보일 지경.
일단 루머처럼 기존 7.9인치에서 8.3인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얇아진 베젤과 커진 화면이 눈길을 끈다. 또한 500니트 밝기, 넓은 색 영역 지원, 반사 방지 코팅, 전면 라미네이션과 같은 기술 등을 넣어 더 선명한 화질을 선사한다.
또한 물리 홈버튼을 없애고 제품 상단으로 터치 ID 버튼을 옮긴 것도 루머와 일치한다. 볼륨 버튼도 상단으로 올라갔는데, 이는 2세대 애플 펜슬을 지원해 이를 부착하고 충전하기 위해서다. 아이패드 중 키보드 안 되는 모델은 미니밖에 없는지라 살짝 기대했던 아이패드 미니용 스마트 키보드 출시 소식은 아쉽게도 없었다. 이 아쉬움은 전용 폴리오 커버로 대신해보길.
어떤 칩셋이 탑재될 것인가도 중요 관전 포인트였다. 애플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A14 바이오닉 칩이 아닌 A15를 얹었다. 아이폰이 아닌 아이패드 에어 4에 먼저 A14 칩이 탑재된 작년 전적을 보면 그리 예상 불가능한 지점도 아니긴 하다. 전작보다 40% 향상된 CPU 성능과 80% 향상된 GPU 성능을 누려볼 수 있겠다.
카메라는 전면이 7MP라는 루머와는 달리 전·후면 모두 혜자스럽게 12MP를 탑재시켰다. 또한 아이패드 프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센서 스테이지’ 기능도 넣었는데 이는 사람이 움직이면 전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이를 인식, 사람을 화면 안으로 맞추는 기능이다.
출시 색상은 핑크, 스타라이트, 퍼플, 스페이스 그레이 등 4가지로, 용량은 64GB·256GB 2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64GB 와이파이 모델이 64만 9천 원, 5G 지원되는 셀룰러 모델은 83만 9천 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출시일은 미정.
쏟아진 애플 신제품 늪에서 뭐부터 봐야 할지 헤매고 있다면, 일단 애플 워치 7부터 가볍게 훑고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