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시트로엥(Citroen)이 ‘2019 제네바 모터쇼’를 앞두고 새로운 콘셉트 전기차로 아미 원(Ami One)을 공개했다. 시트로엥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었던 2CV 기반으로 설계되어 1961년에 출시했던 아미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다.
사실 과거의 아미는 베이스인 2CV와 후속작 DS 사이에 끼여 디자인적으로 손해를 본 모델이다. 하지만 실용성을 강력한 무기로 프랑스 국민차 반열에까지 오른 차량이다. 이번에 시트로엥이 공개한 아미 원 콘셉트 역시 바로 그 지점을 캐치했다. 프랑스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아미의 원동력 ‘실용성’을 내세워 친환경적이며 또 효율적인 전기차를 표방했다.
차량의 카테고리가 카테고리인 만큼 이들이 표방하고 또 경쟁하는 지점은 르노(Renault)의 트위지와 정확히 일치한다. 전장 2.5m에 전폭 1.5m, 공차중량 425kg으로 스펙만 보면 골드윙 같은 대형 모터사이클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전기모터는 후륜, 배터리는 바닥에 장착돼 앞뒤로 엔진룸이나 보닛의 공간이 거의 없어 콤팩트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귀여운 크기만큼 재미있는 포인트도 많다. 단단하게 웅크린 형상은 유선형의 트위지와 달리 박스카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시트도 운전석과 조수석이 좌우로 배치돼 자동차다운 느낌을 잘 살렸다. 도어 역시 굉장히 독특한데, 조수석은 보통의 문처럼 열리지만 운전석은 반대 방향으로 열린다. 코치도어를 좌우로 나누어 배치한 셈. 전후 X자 형태의 대칭형 LED 라이트도 감각적이다.
한편 바닥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로 완충에 2시간이 소요되며 최대 주행거리는 100km 내외다. 인포테인먼트나 클러스터는 따로 없지만 스마트폰을 연동해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다.
확실히 시티 커뮤터나 비즈니스 비클의 성격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차량. 다만 최고속도가 45km/h에 그쳐 50cc 이륜차보다 더 답답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이 최고속 덕분에 몇몇 국가에서는 법령에 따라 면허 없이도 운전할 수 있다는 의외의 메리트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