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 부곡리, 서울에서는 불과 15분 남짓 떨어진 교외지만 한적한 정취가 가득한 이곳에 TRU 건축사무소가 한옥에서 틀을 딴 집을 지었다. 이 공간의 이름은 ‘부곡 프라이데이’로 소설 <로빈슨 크루소>에 등장하는 원주민 이름을 따왔다. 북한산 능선이 안온하게 자리하고, 여가와 휴식에 진심을 담은 이곳은 18m x 4m 좁고 긴 평면에 식당, 샤워실, 침실이 포함돼 모든 공간이 전망을 따라 일렬로 자리한다.
80㎡ 중 약 23㎡는 대청마루, 툇마루 등 반 야외 공간이다. 습한 여름 기후에 대비하기 위해 바닥과 지면 사이에 빈 곳을 만들어 시원한 바람이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마룻널 사이에는 틈을 내어 바닥의 냉기가 툇마루로 올라와 온도를 낮춰준다. 아울러 실내 환기에도 신경을 써 맞바람이 치도록, 하지만 강한 바람이 불 때를 대비해 창을 비스듬하게 마주 보도록 디자인했다.
무엇보다 이곳에 앉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경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 아울러 4월에는 사과나무, 5월은 라일락 등 개화 시기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게 총 5그루의 꽃나무를 심었다. 지붕에는 물결무늬 골강판을 사용했고, 벽에도 동일한 무늬를 새겨 통일감을 형성했다. 구조는 단순하지만 디테일을 가미해 재미를 추구한 부분.
편안한 분위기를 주는 내부를 들여다보면 주방 구조에 눈길이 간다. 바닥 부분에 층을 두어 서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식사하는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소통에 방점을 찍은 구조다. 고요하게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의 묘미를 보여주는 부곡 프라이데이 하우스다.
직선의 미학에 수직으로 형을 맞춘 공간도 있다. 제주에 자리한 여행 필수 코스 오설록 설로향실 하우스가 바로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