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은 하루 16번의 일출을 경험한다. 고로 우주에서 숙면을 위한 긴 밤은 저세상 얘기나 마찬가지. 우주비행사의 75%가 심각한 수면장애에 시달리며 진정제를 달고 사는 이유다. 실험 의류 브랜드 볼레백의 딥 슬립 코쿤 재킷은 이토록 잠 못 드는 우주비행사를 위해 고안된 고치 스타일의 수면복이다.
이 옷의 핵심은 우주비행복의 헬멧처럼 얼굴을 완전히 가려주는 모자에 있다. 5개의 면으로 분할되어 접었다 펼쳤다 할 수 있는 형태인데, 이 구조는 쥐며느리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고. 얼굴 전체에 빛을 싹 차단해주니, 휴대 가능한 암막 커튼이나 다름이 없다. 굳이 우주가 아니더라도 공항 비행기를 기다리거나 비행기 안에서도 주변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숙면을 즐길 때 요긴해 보인다.
통기성을 요하는 후드를 제외하고는 보온과 방풍을 위해 스위스산 3중 원단으로 제작했다. 가장 바깥에 외피는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중간층에는 방수 및 방풍 기능이 있는 멤브레인을 사용했고, 가장 안쪽 면에는 부드러운 나일론이 들어갔다. 내가 원할 때면 언제든 내 시야에 밤을 가져오는 신박한 재킷, 역시 볼레백 다운 발상이다. 가격은 895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