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선인장이 황량한 사막을 지키는 장면을 영화 속에서 마주한 적이 있을 테지만, 그 척박한 이미지 속에도 안락한 주거 공간은 자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집 한 채가 있다. 다소 거친 풍광과 대비되는 정제된 모습으로 자리한 벤타나 하우스가 바로 그곳. 지형을 타고 산중턱에서 솟아올라 파노라마 조망이 가능해 이곳은 마치 사막에 놓인 거대한 창문처럼 보인다.
벤타나 하우스는 안과 밖을 긴밀하게 연결했다. 대형슬라이딩 도어를 테라스와 함께 설계해 환기가 용이하며, 이 대목에서 자연을 끈질기게 향유하려는 야심도 엿보인다. 풍경과는 친밀하게, 반면 사생활은 확실히 보호하는 구조로 침실과 서재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독특한 비율로 설계되어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안온하게 품어준다.
층고를 더욱 높게 보이게 하는 경사진 천장 아래에는 구성원 간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거점으로 만들었다. 탁 트인 통장을 앞에 두고 식사와 휴식을 취하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강철로 만든 천공 패널 구조물은 빛을 걸러내 집안에 또 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이 집에 하나하나 채우고 싶은 수많은 아이템 중 하나,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영감을 받은 드리프터 머그잔에 일상을 담아보는 것도 꽤 멋진 일이 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