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아틀리에 아키리에(Archirie)가 추구하는 디자인 가치는 ‘삶의 모습과 토지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 형식을 고민한다.’는 것. 메탈 파사드(Metal Facade)는 이키리에가 고민하는 이 지점을 적절하게 녹여낸 공간이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불규칙한 대지 형태를 고려해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직각 배치를 버리고 땅의 모양을 살린 공간을 구현했다. 대지가 가진 독특한 선을 인식, 내부 또한 다채로운 공간으로 조성됐다.
1층 외벽은 톤 다운 컬러가 적용된 강판은 베이스를 사용해 무게감을 주었다. 2층은 이와 대비되는 밝은 스테인리스 루버로 비슷한 듯 다른 물성의 조화가 눈길을 끈다. 아울러 빛에 따라 외관이 변하는 덕, 전형적인 도시형 단지형 주거지역인 이곳에 리듬감을 선사한다. 이 공간으로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위해선 외부 스테인리스 스틸 도어를 열자.
문을 개방하면 다양한 돌, 자작나무가 심긴 좁고 긴 공간이 등장한다. 도심 속 쉼터처럼 눈 앞에 펼쳐진 소담스러운 자작나무 숲이 주거 공간과 외부 도로 그사이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두 번째 문을 열면 내부로 진입할 수 있다. 단풍나무가 심겨 있는 벙글어진 중앙 정원을 중심으로 거실과 식당, 주방을 배치했다. 어느 방면에서도 나무를 조망할 수 있는 이 공간들은 모두 힐링 스팟이 되는 셈.
아이들의 방과 방 사이, 2층에도 작은 화단을 배치했는데 이를 통해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공간적 거리를 조율한다. 1층 바닥재와 벽은 일부러 요란하지 않은 것을 선택해 빛, 하늘, 나무, 돌이 더욱 자연스럽게 내부로 스미게 했고, 침실이 자리한 2층 바닥은 베이지 톤 타일로 마감, 차분하고 따뜻한 느낌이 감돈다. 인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있는 그대로의 공간과 자연을 최대한 활용한 집이다.
이 건축물을 보아도 알 수 있듯 요즘 건축 트렌드는 클라이언트의 ‘취향 존중’이다. 김지원 건축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의 근본은 이것이라 말한다. 그녀가 말하는 건축 이야기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