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발을 본 순간 발렌시아가 스피드러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날렵함과 세련된 라인을 살짝 포기한 스피드러너의 등산화 버전으로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은 아니겠지. 콜롬비아 공홈에서 명시한 미래 지향형 실루엣은 삭스 슈즈의 날렵한 실루엣을 카피한 듯 닮아있고, 러버 아웃솔의 공격적인 옆선도 묘하게 중복된다.
콜롬비아의 패시트 34 아웃드라이는 패션화의 디자인을 모방하면서도 기능 면에선 제 할 일을 충실히 해내는 퍼포먼스 등산화다. 일단 발에 땀 찰 일 없게 만들어 준다는 게 이 신발의 모토인데, 방수 뿐 아니라 땀을 배출시키는 기술, 투습력이 월등한 아웃드라이 어퍼를 적용했다. 또한, 테크라이트 플러스와 옴니그립으로 편안한 쿠션감과 탁월한 접지력을 제공한다고. 암벽이 많은 한국의 산악 지형에 최적화된 아웃솔을 디자인했다니 안전하고 패셔너블한 하이킹에 최적격이고 말이다. 가격도 20만 원 초반대로 합리적인 편. 투박한 등산화에서 염증을 느꼈다면 거침없이 도전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