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예 웨스트와 나이키의 협업으로 탄생해 화제가 되었던 ‘나이키 에어 이지 1 프로토타입’이 결국 소더비 경매에 오르고야 말았다. 현재 1백만 달러, 한화로 약 11억 2천만 원에 책정된 이 신발은 아마도 소더비에 오른 스니커즈 중 역대급 가격표를 붙이게 될 듯하다.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휙 뒤돌아버리기 전에 이 신발에 담겨 있는 스토리를 풀어보면, 먼저 미국 오리건에 위치한 ‘나이키 이노베이션 키친’에서 만들어져 블랙 컬러의 가죽 어퍼와 텅에 부착된 핑크 컬러의 시그니처 ‘Y’ 메달리온 레이스락 그리고 투명 에어솔의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편이다.
하지만 결정적 한 방은 2008년 그래미의 밤에 터지고 말았다. 칸예는 나이키 에어 이지 샘플을 신고 그래미 시상식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무대를 선보였다. 당연히 모든 관심은 그에게 향했고, 자연스럽게 그의 운동화에도 시선이 모였다.
특히 전문가조차도 알아볼 수 없는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는 사실이 운동화 마니아들을 더욱 요동치게 만든 것. 유일한 단서는 스우쉬였다. 이런 사연 덕분에 지금까지도 그날 밤은 신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로 꼽히며 현대 운동화 문화가 도래한 데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까지 받게 된다. 제대로 상징성을 거머쥐었다. 게다가 운동선수가 아닌 아티스트를 위해 특별 제작된 최초의 시그니처 모델이었다는 사실까지, 나이키 에어 이지 1 그 프리미엄의 몸집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부르는 게 값일 수밖에 없는 나이키 에어 이지 1 프로토타입, 이 문제적 신발이 1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된다면 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이 1985년 착용했던 나이키 에어 조던의 61만 5,000달러의 가격을 넘게 된다. 이 어마무시한 신발을 내놓은 사람은 스니커즈 수집가 라이언 장이며, 4월 16일부터 21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 전시된다.
이밖에도 나이키 브랜드의 ‘에어 맥스 프리데이 리퀴드 라임’과 ‘고 플라이즈‘를 확인해보자. 한층 정상적인 가격대의 운동화가 허한 우리네 마음을 달래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