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 시리즈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이하 벤츠)의 로드스터지만 최근 행보는 위태위태하다. 포르쉐(Porsche)나 BMW 같은 외부의 쟁쟁한 경쟁자들 상대하기도 버거운데, 벤츠가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꾸리면서 내부에서도 S클래스 쿠페나 카브리올레처럼 교집합을 갖는 모델이 많아진 것이다.
바깥에서 치이고, 안에서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벤츠는 새로운 SL 그랜드 에디션을 발표했다. ‘2019 제네바모터쇼’를 앞두고 공개된 벤츠의 이 시리즈는 각각 3.0리터 V6엔진을 장착한 SL450과, 4.6리터 V8 엔진을 올린 SL550의 2종으로 꾸려진다.
엔진의 스펙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SL450의 경우 총 362마력에 최대토크 369lb-ft를, SL550은 449마력, 516lb-ft로 배기량과 기통수가 다른 만큼 확실한 차이는 있다. 최고속도는 두 모델 모두 250km/h에 리미트가 걸려있지만, 제로백은 SL550이 4.3초로 SL450보다 0.6초 정도 더 빠르다.
하지만 외관에는 분명 변화점이 있다. 한눈에 봐도 휠의 구성이 바뀐 걸 알 수 있는데, SL 그랜드 에디션에는 프런트-리어에 각각 19인치와 20인치의 AMG 단조휠이 들어간다. 블랙 앤 실버 컬러로 조합된 스포크는 10개로 늘어났다. 전면의 범퍼도 고광택 크롬 디자인이 새롭게 적용됐다.
한편 퍼포먼스를 위해 새롭게 적용된 스포츠 서스펜션의 영향으로 운전자의 위치는 바닥으로 10mm 더 내려갔다. 덕분에 실내는 안락하면서도 스포츠 주행에 맞게 구성됐다. 마사지 기능이 있는 단단한 버킷시트는 다이아몬트 퀼팅 패턴으로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동시에 추구한다. 헤드레스트 하단에는 운전자의 체온 보호를 위한 히팅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어, 추운 날에도 오픈 에어링을 즐기고픈 사람들의 욕구를 잘 채워주고 있다.
참고로 북미와 유럽 시장의 출시명이 다르다. 북미와 다르게 독일에서는 여전히 SL400, SL500이라는 넘버링을 사용하니 혼동하지 말 것. 현재 독일에서 발표된 가격은 SL400과 SL500이 각각 114,811유로, 135,993유로부터 시작한다. 북미 판매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