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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가 뽑은 2021년 최애 넷플릭스 콘텐츠 9선 추천
2022-03-14T11:22:02+09:00

예능부터 드라마까지, 넷플릭스도 연말 결산 타임.

올해 넷플릭스는 K-드라마 버프를 받았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지구 반대편 다른 피부색을 가진 이들이 길거리에서 딱지치기하는 생경한 장면을 연출했으니. 에디터들이 고른 2021년 넷플릭스 최애 콘텐츠를 살펴봐도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국내 작품들이 즐비하다. ‘넷플릭스 폐인’ 모드를 해제시킬 생각 없는 당신, 만약 이 중에서 놓친 콘텐츠가 있다면 아랫목에 누워있기 좋은 계절인 겨울을 핑계 삼아 당장 이 작품들을 재생하자.

레드 노티스

역대 넷플릭스 최대 제작비 2억 달러가 투입되고, 드웨인 존슨, 라이언 레이놀즈, 갤 가돗 등 현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레드 노티스>가 빠질 수 없다. 사실 극의 전개나 스토리는 전형적인 스파이 영화의 그것과 다르지 않고, 나름의 반전 요소가 있지만 그리 임팩트가 크지 않다. 게다가 기대했던 드웨인 존슨의 속이 뻥 뚫리는 액션은 생각보다 적고, 갤 가돗의 치명적인 스파이 콘셉트는 다소 오그라들기까지 한다. 

이런 모든 단점을 한 번에 다 무마하는 것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잔망미 넘치는 하드캐리. <데드풀>과는 또 다른 깐죽거림(?)과 입담으로 단 1초의 지루함도 허용하지 않는다. 시간 때우기용 영화로서는 최상위 티어이지 않을까.


돈 룩 업

지구와 혜성이 충돌을 앞둔 정체 절명한 상황이다. 쓰나미가 밀려와 포말처럼 인간이라는 종이 부서진다는 거대 서사를 앞두고, 이 사실을 최초 발견한 미시간대 교수 레오와 박사 과정 중인 제니퍼 로렌스가 시한부가 된 지구의 처지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

러닝 타임 내내 실소 터지는 블랙 코미디가 난무하고, 티모시 샬라메,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 힐 등 화려한 출연진이 등장해 ‘이 역할에 굳이 왜 이 배우를?’이라는 생각 들게 하며 재능 낭비 중이지만, 우리의 눈이 호강하면 그뿐. 세계의 중심은 미국이라는 듯 다소 껄끄러운 히어로물 감성이 부대끼는 감이 없진 않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현실이 될 최후의 순간을 팝콘 씹으며 가볍게 목도하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

가타부타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넷플릭스를 넘어 2021년 전 세계 영상 미디어 시장을 초토화시킨 올해 최고의 키워드는 바로 <오징어 게임>이었으니 말이다. 심지어 이 작품의 발상지가 한국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치사량 이상의 ‘국뽕’까지 들이키게 해주었다. 이미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장르는 해외 영화나 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다뤄져 온 콘텐츠였지만, 여기에 한국적인 소재를 버무리고 다양한 시각 미술과 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지며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정재 같은 기존 스타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오연수, 허성태, 김주령 같은 어마어마한 내공의 연기자들을 대중에게 더 많이 알린 것 역시 이 작품의 크나큰 수확이다. 당연히 시즌 2 제작도 확정.


먹보와 털보

사실 <먹보와 털보>를 과연 올해의 넷플릭스 작품으로 꼽아야 하는지, 선정하는 내내 망설였다. 몇 가지 소소한 논란도 있었고, 작품 자체가 대단하다고 말하기도 사실 어렵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또 대한민국에서 인식이 바닥을 치고 있는 바이크 문화를 낭만적으로 연출하여 일반 대중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분명 이정표가 될 만한 작품이다. 

실제로도 대단한 모터사이클 마니아인 비와 노홍철 – 심지어 노홍철은 입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소위 ‘바린이’ 입장에서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 그리고 꼭 모터사이클이 아니더라도, 이 코로나 시국에서 친구와 함께 하는 낭만적인 여행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의 영상미는 조금이나마 대리만족과 경험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야쿠자와 가족

제목만 보면 ‘가오’가 육체를 지배한 일본 뒷골목 형님들의 허세 넘치는 의리와 주먹질을 다룬 영화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먹먹해지는 가슴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할 것이다. 기존 느와르 및 조폭 영화와 달리 조직원의 조직 바깥의 삶을 꼼꼼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지는 영화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생물학적 가족보다 더 큰 유대와 희생을 요구하는 조직에 매몰됐던 주인공 겐지가 시간이 지나며 느끼게 되는 내적 변화와 가족의 의미를 치밀하게 묘사하였다. 특히 2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실제 한 인간의 인생 궤적을 옆에서 동행하는 듯 사실적으로 연출한 일본 영화계의 신성 후지이 미치히토와 주인공 겐지 역할을 맡은 아야노 고의 열연이 빛을 발한다.


김씨네 편의점 시즌 5

아직도 북미권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한인 교포들의 삶을 다뤘음에도 캐나다 CBC 코미디 시청률 1위를 비롯 미국과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김 씨네 편의점>의 마지막 시즌. 요즘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시트콤이라는 장르, 대부분의 대사가 영어지만 ‘아빠’, ‘엄마’, ‘여보’, ‘아이~ 참’ 등 깨알같이 등장하는 한국어, 캐나다 한인 사회 내 세대 차이와 문화적 갈등에 대한 유쾌하고 정감 있는 묘사 등 우리의 흥미를 자극할 요소가 충만한 작품이다.

제작진의 문화적 몰이해와 인종차별 문제가 공론화되어 시즌 5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는데, 이후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의 주인공 역을 맡았던 시무 리우(Simu Liu), 엄마 역의 진 윤(Jean Yoon) 등이 제작 과정에서 인종차별적인 연출과 요구에 강렬히 저항하며 시즌의 연장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래서인지 다소 어색하면서도 애잔한 엔딩 장면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솔로지옥

선비와 유교의 나라에서 무려 <투 핫 투 핸들> 같은 자극적인 미국식 짝짓기 예능을 표방하고 나선 <솔로지옥>. 물론 뚜껑을 열어보니 그 정도의 수위는 당연히 없었고, ‘피부색 언급’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논란까지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의 방증일 터. 사실 높은 수위를 기대하지 않아도, 출연진들의 비주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본전 이상은 뽑아내는 예능이다. 도대체 이런 으리으리한 몸과 마스크를 가진 선택 받은 유전자의 사람들이 어째서 솔로였는지도 미스터리지만, 의도적으로 노리고 크리스마스에 공개한 점은 더욱더 우리의 가슴을 후벼 판다. 



D.P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이 원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는 올해 시선을 모은 드라마다. 탈영병을 잡는 군인이라는 소재도 신선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지독한 현실의 굴레는 보는 이로 하여금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이 드라마를 목도한 대한민국 남자들은 리얼함에 높은 점수를 주었고, 이내 시즌 2 제작이 확정되었다. 

특히 이 드라마를 견인한 건 한호열 상병 역을 맡은 구교환. 묵직하고 어두운 드라마의 분위기에 특유의 천연덕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연기를 얹어 드라마의 인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도. 물론 ‘상뱀’, ‘일뱀’이란 호칭은 아직도 이해가 안되지만 죽어도 바뀌지 않을 것에 맞서는 희망과 절망에 대한 이야기는 현실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며, 올해의 띵작으로 결코 손색없다.


지옥

연상호 감독 특유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담겨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은 예언, 지옥의 사자들, 심판 등 초자연적 상황을 배경으로 삼는다. 하지만 독특한 배경보다 문제시되는 것은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 그런 점에서 영화 <부산행>, <미스트>와 흡사한 구석이 발견된다. 

결국 이들의 공통점은 생존을 위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마주한 인간 군상의 다채로운 민낯 속 ‘과연 나라면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게 된다는 것. 심리적인 요인을 자극하며 몰입하게 만드는 드라마 <지옥>은 부산,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어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진가를 인정받기도 했으니 연말 결산에 리스트업하기 충분할 터. 아직 지옥의 심연을 마주하지 못했다면 바로 넷플릭스를 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