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필름 카메라 시장.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모델들을 사고팔며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가는 이 바닥 고인물들에게 작년,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펜탁스가 신제품 카테고리에 무려 필름 카메라를 추가한다는 것. 아날로그 카메라를 사랑하는 수요층이 꽤 두껍고 넓다는 것을 간파한 펜탁스의 묘수가 카메라 취미인들에게 놀라움과 반가움을 선사했다.
그중에서도 똑딱이 디지털카메라에 이어 요즘 다시 인기를 끄는 카메라는 바로 자동 필름 카메라다. 수동으로 일일이 값을 세팅해 줄 필요도 없고 셔터만 누르면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사진을 받아볼 수 있는 오토 필름 카메라. 일명 똑딱이 카메라, 포인트 앤 슛(P&S) 카메라, 콤팩트 카메라 등 불리는 이름도 다양한 이 세계에서 시간이 지나도 굳건한 물건들을 골라 왔다.
똑딱이 자동 필름 카메라 추천 7

The Good
- 레트로한 디자인
- 입문기로 무난
The Bad
- 큰 소음
- 0.9m의 먼 최소 초점 거리
1983년부터 1986년까지 생산된 오토보이 2. 미국에서는 슈어샷(Sure Shot)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 초점 기능(AF)과 자동 노출(AE)을 카메라가 제어하는 캐논 최초 컴팩트 카메라로 그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모델. 일단 디자인에서 레트로한 매력이 물씬 풍긴다. 예쁜 디자인을 카메라의 큰 덕목으로 여긴다면 보다 신형인 오토보이 3과의 선택지 사이에서 가차 없이 이 모델로 마음을 돌릴 거다.
38mm f/2.8 밝은 단렌즈가즈가 적용되어 있으며 썩 괜찮은 자동 초점 시스템을 자랑한다. 최소 초점거리가 0.9m로 먼 편으로 접사보다는 자연스러운 스냅 및 풍경 사진을 주로 찍는 사람들에게 더욱 적합, 야외 촬영에서 진가가 드러날 물건. 셀프 타이머이머, 내장 플래시, 저조도 경고등, 초점 표시기 등을 지원한다.
이 제품의 아쉬운 점은 소음이 크다는 것. 하지만 이것 또한 레트로 감성이라고 여긴다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초보자가 입문기로 사용하기에 무난한 기종으로 데이터백은 2019년까지만 지원하니 참고하자. 125 x 76 x 46mm, 300g. 15만 원대.

The Good
- 웨이스트 레벨 뷰파인더 적용
- 빠릿한 초점 잡기
The Bad
- 다소 두꺼운 바디
라이언 맥긴리가 사용해서 더욱 유명세를 얻은 야시카다. 그가 사용한 모델은 T4. 높은 가격대, 고장의 위험을 하나라도 덜기 위해 경통 카메라를 배제한다면 답은 야시카 T3가 아닐까. 하지만 더 작은 몸집으로 휴대성에 방점을 찍는다면 물론 T4, T5 모델을 눈여겨봐도 좋다. 크기는 더 크지만 인체 공학적인 실루엣으로 그립감은 T3의 승이긴 하다.
35mm f/2.8 칼자이스 단렌즈를 적용해 뛰어난 해상력을 자랑하며, 반셔터를 통해 초점을 빠릿빠릿하게 잡아낸다. 이 카메라에서 무엇보다 매력적인 포인트는 웨이스트 레벨 뷰파인더가 있다는 것. 눈을 뷰파인더에서 떨어뜨려 촬영을 할 수 있으니 주위 의식하지 않고 순간을 포착하기 좋다.
최소 초점 거리는 0.5m 정도로 인물이나 가까운 피사체를 촬영하는 데에도 만족스럽다. 촬영 시 필름 감기는 소리가 큰 편이지만, 셔터에서 손을 떼는 순간에 감기기 때문에 원하는 타이밍에 손을 떼는 꼼수를 발휘해 볼 것. 128 x 68 x52mm, 275g. 35만 원대.

The Good
- 1/1000까지 지원되는 셔터스피드
- 뛰어난 측광
The Bad
- 플래시 모드 재설정의 번거로움
선명한 35mm f2.8 단렌즈에 셔터스피드를 무려 1/1000까지 지원한다. 작은 크기, 렌즈 품질과 속도, 자동 노출 및 자동 초점 능력, 사용 편의성, 방수 기능까지 자동 필카가 갖춰야 할 여러 요소를 빼곡하게 채워주는 명기. 또한 비네팅은 최소화, 색수차, 왜곡, 고스트, 플레어 등 광학적 문제들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똑딱이 카메라에서는 흔치 않은 일. 사진은 밝고 청량한 색감이 두드러지는 편이다.
노출 제어 기능이 전혀 없는 이런 카메라에서는 측광 시스템의 중요성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까다로운 조명 환경 속에서도 바로 이 부분을 만족시킨다. 전원을 켤 때마다 플래시 모드를 꺼줘야 하는 점은 다소 아쉽다. 구매 시 참고할 사항은 이 모델을 떨어뜨렸을 때 배터리 도어에 가장 큰 충격이 가해지니 이 부분을 잘 확인해야 한다. 최소 초점 거리는 0.35m다. 1997년, 90년 대 후반에 출시된 나름 최신 모델이라 2030년까지 데이터백도 지원된다. 108 x 59 x 35mm, 135g(배터리 제외). 25만 원대.

The Good
- 우수한 측광과 정확한 셔터스피드
- 그림감 훌륭
The Bad
- 호불호 갈릴 디자인
하이엔드 콘탁스 T3, 미놀타 TC-1와 색감이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기종. 무려 f/3.5 28-75mm 줌렌즈가 탑재되어 활용도가 높다. 작고 가벼워 휴대성이 뛰어나며 전원을 켤 때 카메라 렌즈 덮개와 플래쉬가 열리는 귀여움은 덤. 타이머, 적목 현상 제거, 연속 촬영. 파노라마 기능이 적용되어 있으며 우수한 측광과 정확한 셔터스피드로 명성이 자자하다. 저조도 환경에서 촬영한 결과물은 동급 기종보다 훨씬 뛰어난 편.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라 사용 방법이 간단한 것도 장점. 셔터음도 조용하다. 최소 초점 거리는 0.4m이다. 다만 특정 프로그램 모드 사용 후, 카메라가 자동으로 기본값으로 재설정돼 연속해서 같은 모드를 사용하려면 매번 다시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디자인이 예쁘다고 말하기엔 부족할 수 있으나 둥근 실루엣으로 그립감은 좋다. 2029년 데이터백 시간 설정도 가능. 121 x 66.5 x 44mm, 245g. 15~20만 원대.

The Good
- 노출 보정 가능
- 필요한 기능만 쏙쏙
The Bad
- 후면 버튼 불편해
일본 사진작가 히로믹스가 사용한 코니카 빅미니 201. 301과 다른 점은 셔터 스피드와 경통 모양 정도로 둘 사이에서 고민이라면 취향껏 외모 픽을 해도 좋겠다. 35mm f/3.5 렌즈가 준수한 화질을 선보이며 최소 초점 거리는 0.35m이다. 후면에 적용된 세 개의 버튼 중 모드/EV 버튼은 플래시를 켜고 끌 뿐만 아니라 +1.5EV에서 -1.5EV까지 노출 보정도 할 수가 있다.
전원을 누르면 빠르게 반응하며 접이식 렌즈를 작동시키지만 역시 소리가 큰 편이니 조용한 촬영을 원한다면 기억해 두자. 셀프 타이머 기능이 탑재되어 있고 뷰파인더를 통해 저조도와 피사체와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뒷면 버튼의 작은 크기와 떨어지는 반응성 정도. 불필요한 기능을 배제한 기능, 가벼운 바디, 직선적 디자인,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파스텔 느낌의 사진을 얻고 싶다면 추천. 115×63×34mm, 188g. 20만 원대.

The Good
- 1초~60초 장노출 기능
- 왜곡 없는 결과물
The Bad
- 귀한 매물
2007년 출시된 따끈한 카메라. 똑딱이지만 조리계 모드, 수동 초점 모드 등도 지원해 자동과 수동 조작 밸런스가 잘 잡혔다고 평가된다. f16에서 셔터스피드는 1/1000까지 지원하며, 1초~60초까지 장노출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플래시 설정을 기억하는 것도 큰 장점. 특히 잔고장 없는 카메라로 유명해 오래된 카메라가 갖고 있는 고질병이 걱정된다면 고민해 봐도 좋겠다. 셀프타이머는 2초나 10초 중 선택할 수 있다.
38mm f/2.8 후지논 렌즈를 탑재, 최소 초점 거리는 0.4m. 똑딱이 카메라 중에서도 늘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왜곡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아웃포커싱도 무리 없이 보여주며 필름 끝단을 남길지 말지까지 설정할 수 있는 감도 높은 카메라다. 아쉬운 것은 판매된 대수가 8천 대뿐이라는 것. 심지어 국내에서는 판매된 바 없다. 그 말인즉슨, 흔한 매물이 아니라 만나기조차 쉽지 않다. 123 x 63.5 x 38.5mm, 265g (배터리 제외). 150~200만 원대.

The Good
- 섬세한 노출 보정
- 고급스러운 티타늄 바디
The Bad
- 가격의 압박
고유 명사처럼 따라붙는 지디 카메라다. T 시리즈는 젠데이아, 켄달 제너, 프랭크 오션 등과 같은 해외 셀럽들의 사랑을 오늘도 독차지하는 중. T3는 T 시리즈 중에서도 마지막 모델로 고급스러운 티타늄 바디, 칼자이스 조나 35mm f/2.8 T 렌즈를 탑재하고 있다. 카메라에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내듯 전면의 셔터 버튼과 뷰파인더/AF 창은 모두 합성 사파이어로 제작되었다.
외관에만 힘을 준 건 아니다. 아날로그 카메라 기술의 집약체로 훌륭한 렌즈는 기본, 0.3스탑씩 조절되는 섬세한 노출 보정, 내장 플래시 등 자동 필카가 가져야 할 모든 요건들을 훌륭하게 만족시킨다. P모드는 상단 다이얼로 조정하지만 초점 거리, 노출 등의 설정은 외부 다이얼이 아닌 메뉴를 통해 세팅 값을 바꿔야 한다. 직관성은 다소 아쉽다.
렌즈 보호 덮개가 말썽을 일으키는 베리어 문제가 종종 발생하기도. 감도 수동 설정도 되지 않으니 참고하자. 하지만 뛰어난 해상력과 강한 콘트라스트, 미니멀한 디자인을 거부할 재간은 없을 듯. 105 x 63 x 31mm, 230g. 300만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