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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눈을 의심케 하는 독특한 스쿠터 모음 5선
2023-02-21T17:53:51+09:00

배달용 아니면 베스파, 누구나 타는 그 뻔한 스쿠터 말고.

스쿠터 하면 일반 대중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보통 두 종류로 귀결된다. 하나는 배달용 바이크, 또 하나는 베스파 같은 클래식 스쿠터. 하지만 온 세상의 스쿠터가 정말로 이 두 가지 선에서 끝날 리 없다. 가끔은 우리의 상식과 개념을 파괴하는 스쿠터들이 모터사이클 업계에 등장하곤 했고, 때로는 괴작이, 때로는 명차가 되어 역사에 길이 남았다.

클러치와 풋 페달에서 해방되는 편리함을 추구하지만, 매뉴얼 모터사이클의 멋과 재미도 놓치고 싶지 않은 수요가 분명 있을 터. 에디터가 그러한 입장이 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머릿속에 몇 가지 리스트가 떠올랐다. 물론 이보다 더 유명한 모델도, 더 많이 팔린 모델도 있겠지만, 대중적인 시선보다 독특한 개성의 차량이 이번 주제에 더 부합할 것이라 여겨 다음의 바이크들을 제안해본다.

혼다 DN-01

사륜차 시장은 몰라도, 적어도 이륜차 업계에서의 혼다는 가장 압도적인 시장 장악력을 가진 브랜드다. 소위 ‘기술의 혼다’라는 별명으로도 불린 이들을 대표하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에나 들어가던 DCT 변속기의 적용이다. 하지만 혼다는 이 DCT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했다. DN-01은 바로 혼다가 DCT의 성공 여부를 저울질하던 개발의 과도기에 탄생한 굉장히 독특한 모터사이클이다.

DN-01은 디자인부터 메커니즘까지 그야말로 파격의 연속이었다. 상어처럼 생긴 화려한 디자인은 지금 봐도 시선을 잡아끌 정도인데, 차량이 처음 공개됐던 2009년 당시에는 오죽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할리데이비슨 같은 전통적인 차량과는 전혀 다른 레이아웃을 가진 크루저로, 혼다는 여기에 기존 CVT를 개량해 마치 기어변속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메커니즘의 시스템을 얹었다. 혼다는 이를 HFT(Human Friendly Transmission)이라는 조금 황당한 이름으로 불렀는데, 어쨌든 디자인부터 레이아웃, 메커니즘까지 모두가 혁신이었다.

다만 DN-01이라는 모델 자체는 실패에 가까웠고, 그 생명력도 길지 못했다. 그래도 의의는 있다. 결국, 이 DN-01이 단초가 되어 오늘날 혼다를 대표하는 DCT 변속기 모터사이클이라는 확고한 카테고리를 만들었으니, 충분히 기념비적이라 할 수밖에.

엔진 수랭식 680cc V형 2기통
변속기 유압 기계식 무단변속기
최고출력 64마력 @7,500rpm
최대토크 6.5kg.m @6,000rpm


혼다 NM4

이러한 혼다의 시도는 결국 NC시리즈에 와서 자동차의 DCT 변속 방식을 모터사이클에 알맞게 변형, 이식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들의 이륜차 DCT 기술은 NC750 DCT나 인테그라 같은 모델을 만나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별난 모양새를 가진 NM4의 등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철저히 각을 세워 만든 NM4의 디자인은 마치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미래지향적인 실루엣을 갖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NM4는 영화 공각기동대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탄 모터사이클로도 활약했기 때문. 근육질의 퓨처리즘 레이아웃을 지닌 NM4의 디자인은 앞서 등장해 비슷한 포지션으로 활약했던 DN-01의 유선형 라인과 완벽히 극단의 대척점에 선 형태다.

또한 NM4는 최초로 DCT가 장착되기 시작한 플랫폼의 680cc 엔진이 아닌, 그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745cc 배기량 엔진을 탑재하고 나온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었다. 텐더머가 없을 때는 동승자 시트를 접어 라이더의 등받이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여러모로 스쿠터와 크루저를 합친 포지션인 셈. 하지만 어쨌든 DCT가 달린 모터사이클이기에, 패들시프트 조작처럼 기어 버튼을 눌러 수동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화려한 바이크라는 점에서 굉장히 유니크한 지위를 선점하고 있다.

엔진 수랭식 745cc 2기통
변속기 6단 DCT
최고출력 54마력 @6,250rpm
최대토크 6.9kg.m @4,750rpm


아프릴리아 마나 850

마나 850은 적어도 겉모습만 본다면, 열이면 열 그 누구도 전혀 스쿠터라고 상상할 수 없는 디자인을 가졌다. 원형 헤드라이트에 엔진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야말로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의 지극히 전형적인 구성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탑재된 구동 방식은 CVT, 즉 무단변속기다. 게다가 마나 850 자체가 동사의 플래그십 스쿠터인 SRV 850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기도 하고.

이처럼 일반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처럼 생긴 마나 850은 실제로는 스쿠터의 CVT 메커니즘을 탑재한 오토매틱 모터사이클이다. 일단 클러치가 없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며, 운전자 시트 앞으로 봉긋 솟은 부분도 사실은 페이크 연료탱크다. 이곳을 열면 휘발유가 아닌, 헬멧을 수납할 수 있는 트렁크가 나와 반전을 선사한다.

하지만 CVT임에도 불구하고 마나 850은 체인 방식으로 구동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덕분에 버튼으로 수동 조작이 가능하며, 총 7단 변속과 함께 레인, 투어, 스포츠의 주행 모드도 설정할 수 있다. 2기통 850cc 배기량을 생각하면 76마력의 출력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CVT 구동 방식임을 고려하자. 그리고 70마력대 수준만 돼도 일반적인 미들급 모터사이클의 범주 내에 있어 얼마든지 다이내믹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엔진 수랭식 839cc V형 2기통
변속기 CVT
최고출력 76마력 @8,000rpm
최대토크 7.4kg.m @5,000rpm


혼다 X-ADV 750

물론 이 주제를 기획했을 때, 리스트의 반 이상이 혼다 DCT 바이크가 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X-ADV 750은 결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모델이다. 사실 DCT 변속기를 달아도 혼다에서는 어떤 모델은 매뉴얼로, 또 어떤 모델은 스쿠터로 분류하는 등 그 기준이 제각각인데, 일단 X-ADV 750은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쿠터로 포지셔닝 되어있는 모터사이클이다.

하지만 이 모델이 각별하고 또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 용도에 있다. X-ADV 750은 단지 DCT 미션의 고배기량 스쿠터라는 스펙이 아닌, ‘어드벤처 스쿠터’라는 독보적인 카테고리의 바이크이기 때문. 어드벤처와 스쿠터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를 혼다는 결국 붙여버렸다. 이는 그야말로 전례가 없는, 완벽하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이다.

그래서 X-ADV 750에는 보통의 대형 스쿠터가 갖는 편의장비-이를테면 열선 그립이나 시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기능이 없다. 대신 어드벤처 바이크에서나 볼법한 너클가드, 스키드 플레이트 같은 파츠가 순정으로 장착되며, 휠도 스포크휠이 적용된다. 험로주행을 위한 그래블 모드 같은 주행 세팅도 있다. 기본적으로 같은 엔진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포르자 750보다 더 높은 토크와 함께 4 포트 캘리퍼가 적용된 점은 바로 이 바이크가 지향하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엔진 수랭식 745cc 2기통
변속기 6단 DCT
최고출력 58마력 @6,750rpm
최대토크 7.0kg.m @4,750rpm


질레라 DNA 125

사실 앞서 소개한 아프릴리아 마나 850만큼 매뉴얼 모터사이클을 연상시키는 스쿠터가 있는데, 바로 질레라 DNA 시리즈다. 90년대에 피아지오에 합병된 질레라는 125cc와 2행정 모터사이클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였는데, 이들의 DNA 시리즈는 1999년이라는 세기말의 하이브리드한 분위기를 타고 태어난 재미있는 스쿠터였다.

일단 질레라 DNA 125는 엔진과 스윙암 일체형의 CVT 방식을 채용한, 영락없는 스쿠터의 아이덴티티를 갖는 모터사이클이다. 하지만 프레임은 스쿠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더블 크레이들 방식을 채택했으며, 기름탱크 형상이나 측면을 깔끔하게 덮는 카울링 같은 외관 디자인만 보면 영락없는 엔트리급 레플리카 바이크다. 스텝도 꽤나 그럴듯한 위치로 후퇴해 공격적인 백스텝 포지션이 연출된다.

125cc에 CVT 스쿠터임을 생각하면 DNA 125는 퍼포먼스도 상당한 편이다. 15마력의 최고출력이 무려 9,700rpm이라는 상당히 높은 영역에서 터지며, 한계주행을 하면 100km/h의 최고속도를 넘기는 모습도 종종 연출해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깡그리 잊게 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가격. 20년이 지난 현재의 기준에서 봐도 125cc 차량으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무려 500만 원 중반대의 가격표를 DNA 125는 2002년에 달고 있었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는데, 덕분에 지금은 더이상 찾아볼 수가 없는 역대급 희귀 기종이 됐다.

엔진 수랭식 124cc 단기통
변속기 CVT
최고출력 15마력 @9,700rpm
최대토크 정보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