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자가 70%를 넘기면서 한국도 결국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전환을 맞이했다. 물론 결코 팬데믹이 끝난 것도 아니고, 지금부터 실컷 부어라 마셔라 같은 분위기를 권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 일상은 서서히 회복해 나가야 할 시기다.

그동안 어딘가 짓눌린 분위기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왔을 주변의 친척, 친구, 지인들에게 서로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자는 의미에서 에디터들이 각자의 선곡을 꺼내 들었다. 아마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북돋아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방역수칙만큼은 여전히 철저하게 지키는 것도 잊지 말고.

에디터 알렌의 추천곡

Track 01. Mac Ayres – Get Away

코로나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심정은 우리 모두 같을 것이다. 마치 치근덕대는 연인 같은, 아니 정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미운 정도 이젠 없는 그런 상대를 대하는 느낌. 벗어나고 싶은 그런 상대. 하지만 정작 벗어나지는 못하고 어떻게든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 앞으로 지내야 하는 운명의 상대. 맥 에이레스(Mac Ayres)는 이 곡에서 슬로 템포로 벗어나고 싶은 연인에게 느끼는 오묘한 감정을 표현했지만 우리 모두 위드 코로나 시대를 받아들이는 묘한 감정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Track 02. Telepopmusik – Breathe

그냥 숨 쉬고 싶었던 우리. 답답한 일상이 너무 오래되어서 이젠 익숙해지기까지 했다. 우리의 무기력함을 대변이나 하듯 프랑스 일렉트로닉 음악 트리오 텔레팝뮤직(Telepopmusik)은 20년 전 앨범 <Genetic World>에서 묘하게 이 시국과 잘 어울리는 곡을 발표했었다.

지금 들어도 꽤 세련되게 느껴지는 이 곡은 이들에게 그래미 노미네이트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꽤 많은 인기를 끌었다. 가사는 무료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어쩌면 코로나와 함께 숨 쉬는 것이 힘들었던 우리들의 가장 기본적인 어려움을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에디터 해원의 추천곡

Track 03. 김동률 – 2년만에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가 패닉상태에 빠진 지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마스크, 거리두기, 백신, 자가격리 등, 그동안 참 힘들었던 우리. 어느새 벌써 우리는 슬슬 이 몹쓸 바이러스와 공존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사실 그동안 우리를 너무나 세차게 몰아세웠던 터라 아직 어색하고 두렵기만 하다. 

김동률의 ‘2년만에’는 오랜 기간 떨어져 있다가 다시 재회하게 된 연인의 이야기를 그리는 곡으로, 자신을 기다려주지 않고 떠나버린 연인에 대한 원망이 애절하게 녹아있다. 그 역시 지나간 인연의 빈자리가 어색하고 두렵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그 공허함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

너무 억지스럽다고? 네 맞습니다. 이 곡은 그냥 제목 하나만 보고 선정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믿고 듣는 김동률 아니겠습니까?

Track 04. 여행스케치 – 산다는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영업 제한, 인원 제한 등이 완화되며 그동안 조심스러웠던 다양한 친목 모임들이 재개되기 시작했다. 물론 각종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서로의 생사여부 확인 정도는 해왔겠지만, 아무래도 얼굴 직접 마주 보며 대화하는 것 보다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의 가사가 위드 코로나 시기에 더 와닿는 이유는 그간 우리가 마음속으로 그리워하던 친구들과의 대화 내용이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출산 여부, 재정 상태, 결혼 여부, 외모 평가, 흑역사 복기 등, 예전 같았으면 ‘쓸데없는 오지랖’이라고 분류되었을 기피성 질문들이지만 이제는 그저 대화 자체를 직접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신이 날 따름이다. 


에디터 형규의 추천곡

Track 05. Journey – Don’t Stop Believin’

필리핀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불우한 성장 환경을 거치며 그저 커버 밴드의 노래 잘하는 모창 싱어로 살아가던 아넬 피네다. 단신에 보잘 것 없던 외모의 사내였지만, 결코 믿음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내 저니라는 초대형 밴드의 새 보컬이 되어 록스타가 된 이야기. 그야말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스토리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과 동기부여를 선사한다.

물론 원래 이 곡은 1981년작 <Escape>에 수록된 곡으로, 밴드의 최전성기를 상징하던 스티브 페리가 부른 노래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드라마 덕분에 지금은 아넬 피네다에게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저니의 클래식이다. 마침 지난해 뉴욕의 한 병원에서 이 곡을 코로나 환자들의 공식 퇴원 격려곡으로 지정하기도 했는데, 원곡의 주인공인 스티브 페리가 이에 반색하며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 시대를 타파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언젠가는 끝날 것이니, 우리도 믿음을 잃지 않길 바라며.

Track 06. Starship – Nothing’s Gonna Stop Us Now

혹자가 ‘1980년대는 어떤 시대였나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말없이 이 곡을 들이밀 것이다. 모든 문화 콘텐츠의 황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 시절, 풍부한 감성과 아련한 멜로디로 점철된 스타쉽의 ‘Nothing’s Gonna Stop Us Now’는 청각으로도 그 시대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특히 영화 <마네킹>의 OST로 더 유명해진 탓에, 영화의 영상과 합쳐진 뮤직비디오는 그야말로 그 시대상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1980년대의 상징적인 사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위드코로나 시대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말은 없지만, 그냥 이 곡이 듣고 싶었나 보다.


에디터 푸네스의 추천곡

Track 07. 김광석 – 너에게

코로나19가 일상을 점거한 이후로 가장 아쉬운 건 계절을 놓치고 살았다는 것. 철철이 태를 달리하는 풍경과도 거리 두기 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계절의 수를 유실한 아쉬움은 일상의 사사로운 순간을 정확히 응시하는 것으로 보상받자. 그런 의미에서 김광석 1집 수록곡 ‘너에게’는 지금을 가장 충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곡. 조각구름, 나의 정원, 고요한 달빛, 가을 하늘 등 낡지 않고 빛나는 서정적인 단어들을 말하는 김광석의 목소리와 가을 속에서 함께 뒤척여 보자.

Track 08. 수민 – 무한대

팬데믹 이후 많은 것을 잃었지만, 혼돈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은 알게 됐다. 각자의 방법으로 현재를 견디며 주어진 일상을 살아내는 관성을 놓지 않은 우리, 칭찬할만하다.

이 노래는 10년 연애에 종지부를 찍고, 연애 인생 2막을 연 주인공이 네 남자와 로맨스를 펼치는 웹드라마 <팽> OST다. 싱어송라이터 수민의 곡으로 그녀답게 작사, 작곡, 편곡, 보컬, 코러스, 믹싱 등 모든 것을 다 해낸 기지를 발휘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시절이 전생처럼 아득하지만, 마치 그녀의 연애처럼 새로운 국면에 당도한 이때를 더욱더 뜨겁게 끌어안자. 수민의 쨍한 목소리와 경쾌한 멜로디가 그 뜨거움에 장작 몇 개 더 투척할 거다. 


에디터 서연의 추천곡

Track 09. Bruno Major – The Most Beautiful Thing

이제 사람들 틈에서 복작복작하던 일상을 되돌릴 차례. 어쩌면 새롭고도 기분 좋은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따뜻하고 편안한 감성의 이 노래를 추천한다. 곡 분위기부터 음색, 가사까지 삼박자 딱딱 맞아떨어지는 브루노 메이저의 띵곡 ‘The Most Beautiful Things’는 내가 만날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위한 노래다.

본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지만 어딘가에 존재할 그 혹은 그녀를 위해 “널 본 적은 없지만 넌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야”라고 속삭이는 그 달콤한 목소리가 고막 녹아버릴 듯한 황홀경을 선사한다. 

Track 10. Ed Sheeran – Bad Habits

모든 사람이 위드코로나에 반색을 표하는 건 아닐 거다. 장시간 재택근무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몹쓸 습관들을 한순간에 떨쳐버려야 하니까. 낮과 밤이 바뀌는 기적을 경험하고, 누구의 시선도 괘념치 않고 자유롭게 업무에 임했던 지난날에 안녕을 고하는 의미를 담아 플레이.

업템포 비트의 중독적인 멜로디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힌 것은 물론, 곰돌이 푸 같던 푸근함일랑 던져 버리고 한결 샤프한 모습으로 외모 변신까지 마친 에드 시런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테니. 변신과 도전의 귀재로 등극한 그를 보며 각성하자.


에디터 성민의 추천곡

Track 11. Mr. Big – Shine

다시 이런 밴드가 나올 수 있을까? 역대 최강의 연주실력과 보컬로 구성된 슈퍼밴드 미스터빅의 ‘샤인(Shine)’은 원년 미스터빅의 여섯 번째 앨범 (2001)에 수록된 곡으로서, 원년 멤버이자 전설적 기타리스트 폴 길버트(Paul Gilbert) 대신 리치 코첸(Richie Cotzen)이 참여해 이전 미스터 빅 곡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제목처럼 희망찬 멜로디에 중독성 있는 후렴구, 좀 더 밝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가사로 코로나에 지친 우리의 마음에 위안과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파킨슨병을 앓던 드러머 펫 토피(Pat Torpey)가 유명을 달리한 후 보컬 에릭 마틴은 ‘펫 없이 밴드를 계속해 나간다는 게 마음이 편치 못하다.’고 말해 밴드가 해체되는 듯했다. 하지만 몇 년 후 ‘괴물’ 베이시스트 빌리 시언(Billy Sheehan)이 밴드를 계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아직도 2017년 마지막 내한 공연에서 펫 토피가 불편한 몸에도 전과 같은 밝은 미소로 한 곡을 직접 연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늘에 있을 펫 토피의 머리 위로 밝은 ‘샤인’이 내리쬐기를 기원한다.

Track 12. Aretha Franklin – A Change is Gonna Come

2018년은 최소한 필자 개인에게는 잔인한 해였다. 앞서 언급한 팻 토피와 함께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도 생을 마감했으니 말이다. 샘 쿡(Sam Cooke) 원곡의 ‘A Change is Gonna Come’은 ‘아주 오래 걸리겠지만, 변화가 올 거라는 것을 알아요’라는 가사처럼, 오랜 시간 함께 힘든 시간을 견뎌 온 지금의 우리에게 선물 같은 노래일 것이다.

1987년 여성 최초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아레사 프랭클린이 리메이크한 이 곡에는 또 다른 특별함이 있다. 원곡과 달리 ‘내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을 했던 오랜 친구가 있었어요. 이 곡은 그렇게 시작됐어요.’라는 가사로 노래가 시작된다. 샘 쿡에 대한 헌정이자 흑인 인권운동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노래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셈이다. 다시 한번 이 노래가 지금 우리에게도 변화를 가져다주길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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