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를 제하고 아웃핏을 논할 수 있을까. 진정한 하의 실종을 패션을 추구한다면 모를까. 단순한 의복의 개념을 넘어 문화로 자리 잡은 데님, 길이 들어야 내 옷 같고, 미세하게 다른 핏에 따라 스타일이 바뀌어 버리고 마는 이 마성의 소재는 사도 사도 끝이 없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실제로 입고 혹은 알고 있는 브랜드는 상당히 한정적이다. 아직도 리바이스, 게스, CK 늪에 빠져있다면 이 브랜드들에 주목할 것. 뻔한 아이템을 뻔하지 않게 만들어 버리는 마력을 확인할 수 있을 테니.

베이직의 기준, 진에리카

진에리카는 스웨터, 티셔츠, 재킷 등 옷장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들을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선보인다. 청바지의 고전인 올드스쿨 리바이스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부츠컷, 루즈핏, 슬림핏, 캐주얼, 테이퍼드 핏과 같은 클래식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완벽한 핏을 선사한다.

진에리카 데님은 워싱 별로 출시돼 다크 진, 라이트 진 혹은 그사이 미묘한 색감의 진을 찾는다면 이 브랜드가 제격. 만약 수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무엇을 사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빈티지 97 테이퍼드 핏’을 추천한다. 미드 라이즈에 허벅지에서 무릎, 발목으로 내려올수록 점점 좁아지는 핏이 당신이 가장 즐겨신는 운동화와 함께 멋스럽고 캐주얼하게 매치하면 썩 잘 어울리기 때문. 완벽한 주말 데이트룩을 찾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뼛속까지 매력적인, 누디 진

2001년에 만들어진 스웨덴 데님 브랜드 누디 진(Nudie Jeans). 이들은 지속 가능성은 물론 생산 라인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100% 유기농 면화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한다. 그 중 ‘드라이 진’은 자칭 ‘드라이즈’라고 불리는 대표 제품이다. 프리 워싱과 빈티지한 느낌을 내도록 만드는 과정인 프리 디스트레스을 거친 이 제품은 편하게 걸치기 좋은 데일리 아이템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도 모른다. 어두운 인디고 데님으로 입으면 입을수록 그 멋이 더욱 살아난다.

아울러 추천하는 제품은 ‘린 딘 드라이 딥 셀비지’. 120년 전 미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데님을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쿠라보(Kurabo) 사 일본 데님으로 제작됐다. 사용된 천의 역사를 읊을 수 있는 데님은 그리 흔치 않을 테지만, 그 힘든 일을 누디 진은 해냈다. 청바지를 만드는 원재료까지 속속들이 궁금한 뼛속까지 탐나는 아이템.

신축성 강자, 모트 앤 보우

일반 베이직 제품과는 조금 다른 레벨이란 ‘Elevated Basics’ 개념은 모트 앤 보우 (Mott & Bow)가 데님을 대하는 자세다. 이들은 자신들의 스타일을 ‘항상 손이 가는 데님’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편안함을 수반해야 가능한 일. 한여름에도 입고 싶을 만큼 통기성이 좋은 제품이 나올 정도니 그들의 수식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브랜드 베스트셀러 중 하나는 짙은 푸른색 ‘슬림 우스터’다. 모트&보우는 신축성 정도를 퍼센티지로 표기하는데, 면, 폴리에스터, 엘라스틴이 섞인 슬림 우스터는 신축성 35%를 자랑한다. 만약 앉고 서기 편한, 잘 늘어나는 데님을 선호한다면 모트&보우를 지나치지 말 것.

참고로 이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Home try-on’ 서비스는 얼마나 소비자를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품을 구매하면 다음 사이즈로 동일한 제품을 하나 더 보내줘 맞지 않는 제품은 반송하면 된다. 국내 론칭이 된다면 우리도 이 호사를 누려볼 수 있지 않을까.

관종력 폭발, 네이키드 앤 페이머스 데님

일반적인 데님 브랜드가 아니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언제나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에너지로 가득 찬 네이키드 앤 페이머스(Naked & Famous Denim)가 벌이는 모든 일은 희귀한 재료로 힙한 데님 진을 만들어내는 것. 일본에서 공수해온 여러 종류의 천을 활용해 캐나다에서 만들어진다. 무지개색, 스크래치 앤 스니프, 캐시미어 혼방, 형광 등 시선 강탈 제품은 바로 이렇게 탄생한다.

당연히 ‘릭 앤 모티(Ricky and Morty)’ 데님이나, 핼러윈에 맞춰 발매될 ‘13번째 금요일’ 컬렉션과 같은 괴짜스러운 컬래버도 진행 중이다. 고로 뉴욕 출장 혹은 여행 갈 일이 있다면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꼭 가봐야 한다.

적절함을 아는, 프레임 데님

프레임 데님(Frame Denim)은 스키니핏부터 슬림핏, 스트레이트핏, 워크웨어, 에슬레져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게다가 찢어진 청바지가 취향이라면 ‘L’옴므 스마일 인디고 쉬레디드(Slime Indigo Shredded)’가 눈에 들 터. 하지만 이 제품은 이미 인기 상품이고, 공식 출시 제품이 아니라 구하기 쉽진 않을 거다.

이 브랜드의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화이트 데님과 블랙 데님을 포함, 다양한 색상과 워싱으로 나온다. 첨언하자면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데님 핏 가이드를 참고하면 어떤 제품이 자신의 체형에 적합한지 체크할 수 있을 거다. 2012년,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제조 관행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처음 캘리포니아주 LA에 등판한 이 브랜드의 매력을 입어 보자.

하드코어를 원해, 오어슬로우 데님

미국 하드코어 데님을 재현해내고 있는 이 브랜드는 20세기 초중반 데님 스타일에 기반한다. 특히 ‘107 슬림핏 셀비지’ 데님 진은 슬림핏으로 거친 셀비지 데님을 잘라 만들었고 클래식한 5개 주머니와 색깔 대비가 두드러지는 탑 스티칭 디테일이 구매욕을 자극한다.

개인 작업실에서 탄생하는, 글렌스 데님

물론 글렌스 데님은 글렌의 천재성에서 시작된 하이퀄리티 브랜드다. 그래서 글렌이 대체 누구냐고? 글렌 리버드는 62세의 나이로 2019년 글렌스 데님을 시작한 데님 마니아다. 30년 동안 패턴 제작자와 디자이너로 일해왔던 경력이 그가 최고의 데님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바탕이 된 셈. 그의 스타일은 특히 70, 80년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의 스트릿 스타일에 대한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글렌스 데님은 글렌 리버드 개인 작업실에서 소량만 제작된 높은 질의 데님들이다. 청바지에 진심인 이 인디 브랜드는 모든 종류의 워싱 진으로 나오는 슬림 테이터, 슬림 스트레이트, 슬라우치 또는 편안한 와이드 핏 제품을 만나볼 수 있으니 당신이 찾던 완벽한 데님 하나를 찾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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