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오징어 게임>의 여운이 가시지 않겠지만, 언제까지 거기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법. 연일 이어지는 국뽕 소식에는 적당히 취하고, 연이어 공개되는 신작들에 관심을 조금 더 가져보는 건 어떨까. 특히 11월 신작 중에는 <오징어 게임> 만큼의 기대감으로 폭발할 듯한 최규석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지옥>을 비롯해 <타이거 킹>의 새 시즌, 화려한 출연진의 <레드 노티스>까지 라인업이 꽤 풍성하다. 물론 임볼든의 추천은 어디까지나 가이드일 뿐, 취향에 맞게 취사선택하길.

<지옥> (11월19일)

​​“그 예언은 지옥의 사자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신흥 종교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유아인)의 서늘한 내레이션이 유튜브를 통해 흘러나온다. 그리고 서울 한복판에서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나고야 만다. 이어 두 번째로 지옥행 선고를 받은 이가 등장하고, 정진수는 그것이 인간을 향한 신의 경고이며, 공포가 사람들을 죄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옥행 시연의 생중계까지 앞둔 상황, 세상은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영화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양익준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영화 <지옥>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11월 19일 공개된다.


<나르코스: 멕시코 시즌 3> (11월 5일)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이야기를 다루는 <나르코스: 멕시코>가 시즌 3로 돌아온다. 새 시즌의 배경은 1980년대 멕시코. 펠릭스 제국의 분열과 그로부터 촉발된 전쟁은 새롭게 독립한 카르텔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악화된 상황 속 새로운 멕시코 킹핀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한편 기존 시리즈의 출연진들 대부분이 그대로 복귀할 예정이고, 미겔 앙헬 펠릭스 가야르도 역의 디에고 루나와 키키 카마레나 역의 마이클 페냐의 대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11월 5일 공개.


<신세계로부터> (11월 20일)

예능 대세들이 외딴섬에 모였다. 누구나 꿈꾸는 유토피아 섬 ‘신세계’라 불리는 이곳에서 가상의 자금을 모으기 위해 6일간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SBS <런닝맨>의 조효진 PD가 감독을 맡았고, 이승기, 은지원, 김희철, 조보아, 박나래, 카이가 참여한다. 예측불가한 미션과 대결 속에서 벌어지는 반전과 리얼리티가 웃음과 재미를 유발할 예정이다. 신개념 가상 시뮬레이션 예능 <신세계로부터>는 11월 20일 첫 방송된다.


<패싱> (1월 10일)

‘Passing’.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마치 다른 인종인 것마냥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이 단어는 과거 미국의 인종차별 및 그로 인한 정체성을 다룬 넬라 라슨의 소설 제목으로도 쓰였다. 11월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패싱>은 1929년에 쓰인 넬라 라슨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다. 쉽사리 인종을 구분하기 어려운 외모의 아이린과 클레어라는 두 흑인 소녀가 시간이 흘러 각각 흑인의 삶과, 자신을 숨기고 백인처럼 사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피부색에 얽힌 문제를 신선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러닝타임 98분.


<타이거 킹 2> (11월 17일)

2020년 공개되며 그야말로 경악의 끝을 보여주는 비정상적인 인물들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범죄 다큐멘터리 <타이거 킹>. 기대도 하지 않았던 작품이 무려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아무리 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 이그조틱이라는 희대의 캐릭터를 탄생시킨 문제의 작품인데, 시즌 2에서도 그를 비롯헤 캐롤 베스킨, 제프 로우 등이 그대로 나온다. 이미 시즌 1에서도 막장의 끝을 보여준 것 같은데, 도대체 얼마나 더 파고 내려갈 밑바닥이 있는지 궁금할 지경. 11월 17일 공개 예정.


<틱, 틱… 붐!> (11월 19일)

뮤지컬 <렌트>를 탄생시킨 주인공 조너선 라슨. 안타깝게도 이 젊은 천재는 결국 자신이 탄생시킨 이 위대한 명작을 결국 두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사후 그는 <렌트>로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받았고, 그의 이야기 또한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틱, 틱… 붐!>은 바로 조너선 라슨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영화다. 라슨을 연기한 앤드루 가필드의 연기도 꽤나 기대되는 포인트. 러닝타임 115분.


<레드 노티스> (11월 12일)

이 출연진 정녕 실화? 라이언 레이놀즈, 드웨인 존슨, 갤 가돗, 이 셋의 조합만으로도 믿고 봐도 될 듯하다. 전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배우들을 모아놓은 만큼 제작비도 넷플릭스 역대 최대 규모인 2억 달러에 달한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으나 DC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세 배우가 한자리에 모였으며, 감독은 <스카이 스크래퍼>를 연출한 로슨 마샬 터버가 맡았다. 

FBI 최고 프로파일러가 국제 지명 수배 중인 미술품 도둑을 검거하기 위해 사기꾼과 손을 잡고 벌이는 수사극으로서, 드웨인 존슨의 호쾌한 액션과 잔망미 넘치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 그리고 갤 가돗의 팜므파탈적인 매력이 기대된다. 그런데, 2억 달러나 쏟아부은 영화 트레일러 속 CG가 살짝 어설퍼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더 하더 데이 폴> (11월 3일)

서부영화라고 하면 왠지 올드한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백인들의 전유물이라는 불편한 인식이 함께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며 서부영화도 많은 변모를 거쳐왔다. 새롭게 공개되는 <더 하더 데이 폴>은 요즘 트렌드에 걸맞은 ‘힙’한 버전의 서부영화이다. <데이 다이 바이 던(They Die by Dawn)>의 감독을 맡았던 제임스 새뮤얼 각본·연출에 제이 Z가 공동 제작이라는 조합에서 이미 어떤 느낌인지 예상이 갈 것이다.

공개된 예고편 속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힙합 음악 그리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스웨그 넘치는 연기는 서부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기대하게 한다. 서부의 무법자 냇 러브와 그의 동료들이 숙적 루푸스와 벌이는 복수극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으며, 조나단 메이저스, 재지 비츠, 이드리스 엘바, 레지나 킹 등이 출연한다.


<글로리아> (11월 5일)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글로리아는 냉전이 절정으로 치닫던 1960년대 말, 포르투갈 히바테주(Ribatejo)의 작은 마을 글로리아에서 벌어지는 스파이 게임을 다룬 드라마이다. 주인공 조앙 비달(João Vidal)은 CIA가 공산주의 확산을 막고 자유 세계의 우월성을 전파하고자 설립한 방송국 RARET(Radio America Retransmission) 엔지니어이지만, 포르투갈 파시스트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가문 출신이자 일련의 과정을 통해 소련 KGB 스파이로 차출되는 인물이다. 

이처럼 복잡한 관계의 망 속에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벌이는 숨 막히는 심리전, 이로 인해 위태로워지는 역사적 변곡점들, 흑백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문화적’ 냉전의 실상이 관전 포인트. 007 시리즈처럼 모든 스탯 만랩 찍은 주인공 1명의 때리고 부수는 원맨쇼와는 또 다른 신선함을 제공하니, 50년도 더 써먹은 반공 클리셰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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