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가 질투한 모더니즘의 선구자, 아일린 그레이의 빌라 E-1027 - 임볼든(IMBOLDN)

르 코르뷔지에가 질투한 모더니즘의 선구자, 아일린 그레이의 빌라 E-1027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공간.

협회 Cap Moderne이 관리하고 있는 아일린 그레이(Eileen Gray)의 모더니스트 빌라 E-1027의 복원이 완료되어 방문객들에게 개방되었다. 이곳은 아일린을 질투하고 집착하던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일화로도 유명하며, 우리에게는 가구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아일린 그레이의 첫 건축 프로젝트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매년 1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이하는 명소로, 남프랑스 해변 리비에라 절벽에 위치한다.

사실 E-1027에는 로맨틱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1926년에서 1929년 사이 아일린 그레이가 그녀의 연인이었던 건축가 장 바도비치(Jean Badovici)와 함께 할 공간으로 설계한 것. 집의 이름이 독특한 이유도 둘만의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지어졌기 때문이다. E는 아일린 그레이의 E, 10은 알파벳의 10번째 글자 J(Jean), 2는 바도비치의 B, 7은 그레이의 G를 나타낸다. 아쉽게도 이 집이 완성될 무렵 그들의 사랑은 끝이 나게 되고, 연인을 위해 그녀가 직접, 그리고 처음으로 설계한 건축으로서 후대의 우리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이곳이 의미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근대 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의 근대 건축의 5가지 요소가 충실하게 구현된 집이기 때문이다. 1층의 기둥과 콘크리트 필로티 공간, 약 27평의 오픈형으로 이루어진 자유로운 주거공간,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는 수평 오픈창과 옥외 정원까지, 막상 그녀 자신은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개념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상태에서 디자인한 것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내부 역시 아일린 그레이의 가구들로 가득하다. 비벤덤 체어, 트랜셋체어, E-1027 테이블 등 오직 이곳을 위해 디자인한 아일린의 아이코닉한 가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E-1027 근처에는 최소한의 건축으로 유명한 르 코르뷔지에의 카바농이 있으며, E-1027 내부에도 그의 무단 침입으로 그려진 벽화가 있는데 이 모든 것은 본인보다 앞서있고 뛰어났던 아일린 그레이를 향한 르 코르뷔지에의 질투이자 집착의 증거다. E-1027은 결국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독일군의 사격 연습장으로 훼손되고 방치되었다가 현대에 이르러 전문가들의 복원작업을 통해 재탄생하게 된 것. 공간과 사람에 대한 그녀의 섬세하고 사려 깊은 사고방식이 잘 담겨 있으며, 모더니즘의 선구자로서 그녀와 그녀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복원되었다는 사실이 기쁘기만 하다.

한 편의 영화 같은 E-1027의 이야기와 함께 건축을 품은 영화 ‘도시 건축 영화 추천 10선‘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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